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18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낮췄다.

수출, 투자가 지속적인 부진을 보이는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가 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통화당국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먼저 대응하는 게 경제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이례적 요인 탓에 부진했으며 2분기에는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2분기 경기가 애초 기대했던 것만큼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다. 반도체 부진에 수출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7개월째 마이너스(-)였다. 7월 1∼10일 수출도 한해 전보다 2.6% 감소했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집행도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한은은 이날 오후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5%에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당초 전망(전년 동기 대비 1.1%)보다 낮은 0%대 상승률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는 전년 동기 대비 2.0%다.

결국 부진한 경기와 목표 대비 낮은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금리 인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올린지 8개월 만에 금리 방향을 바꾼 것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도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는 이슈로 한은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이 17일 발푷ㄴ 보고서를 보면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하반기 내내 지속하고 반도체 이외의 산업으로도 수출규제가 확대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 등 여러 불확실성이 중첩되면서 한은이 금리인하를 미룰 명분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수출규제가 당장 가시적으로 성장률을 내리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진 않더라도 대외 불안 요인으로는 작용할 수 있어 경기 대응을 위해 금리인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정책방향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1.75%에서 1.50%로 하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교역이 위축되면서 성장세가 완만해지는 움직임을 지속하였다.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 등으로 주요국의 주가가 상승하는 등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고 수출과 설비투자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일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소비가 증가세를 이어가겠으나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고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도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4월 전망치(2.5%)를 하회하는 2%대 초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가격의 하락세 지속 등으로 0%대 중후반의 낮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중후반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반을 나타내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전망경로를 하회하여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내년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장기시장금리가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크게 하락하고 주가와 원/달러 환율은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에 영향받으며 상당폭 등락하였다. 가계대출은 증가세 둔화가 이어졌으며, 주택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전개상황과 국내 성장 및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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