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사진=이지혜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직장인 정유진(39세·가명)씨는 이번주 19일에 떠나는 제주항공 오사카항공권을 16만3400원에 구입한 상태다. 하지만 이달들어 일본정부가 한국을 대상으로 경제 보복조치를 취하면서 촉발된 일본불매운동 탓으로 휴가계획을 밝히길 꺼리게 됐다. 앞서 무심코 말했다가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행취소도 알아봤지만 특가운임이라 취소수수료가 총 12만원이라고 하니 막상 결단을 내리기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정씨는 온라인 호텔예약사이트에서 환불불가 조건으로 10% 정도 저렴하게 오사카호텔을 3박 35만원에 예약해 이 또한 취소할 경우 전액 손해를 보아야 할 처지다. 그는 주변에 비밀로 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도 업데이트 하지 않고 조용히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기분 좋자고 떠나는 여름휴가인데 이런 상황이다보니 답답하게 느껴졌다.

17일 항공·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불매운동 영향으로 일본여행 심리도 덩달아 위축되고 있다. 특히 불매운동이 나날이 확산되면서 반일감정이 격화되자 이번 주 들어 16~17일 양일간 예약이 평상시 대비 절반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7~8월 여름휴가 사전예약은 확고부동한 상태다. 특가항공권 및 할인호텔예약 등을 한 경우라면 취소수수료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최근 일본불매운동이 일고 있지만 취소수수료 부담으로 일본여행을 취소하지 못하는 이들이 다수다. [사진=이지혜 기자]

항공사 가운데도 저비용항공사(LCC)는 특가 이벤트를 자주 하는데, 단순변심을 막기 위해 이벤트 요금 취소수수료가 높다. 일본노선 기준 제주항공 12만원, 이스타항공 12만원, 티웨이항공 11만원 등을 부과한다. 딱히 이벤트 때 구매하지 않아도 항공료가 10만원대로 저렴했다면 어김없이 이 취소수수료를 적용받는 조건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당장은 예약 취소가 거의 없는 상태인데 아무래도 여름휴가 성수기여서 변경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라며 “좀 더 시기가 지나야 추이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풀서비스항공사도 저비용항공사와 비슷한 조건으로 비교해보면 여행전 60~15일은 7만원, 14~4일은 9만원, 3일 이내 11만원이다.

온라인 호텔 예약은 최근 들어 현지 지불하거나 이틀전까지 무료 취소가 가능한 조건도 많이 생겨났지만, 환불이 안되는 조건의 할인가를 선택한 이들이 다수다. 여름휴가이기 때문에 변경 가능성이 낮다고 여긴 탓이다. 예정 변경이 발생하면 항공권보다 훨씬 값비싼 취소수수료를 물게 되지만, 예약시 카드를 등록하기 때문에 벗어날 길 없이 지불된다.

1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불매운동 영향으로 일본여행 예약이 위축되고 있다. [사진=이지혜 기자]

여행사에서 패키지투어나 자유여행(항공+호텔) 상품은 공정거래위원회 해외여행표준약관에 기준해 취소수수료를 부과한다. 출발일 기준으로 20일 전은 상품가의 10%, 19~10일전 15%, 9~8일 전 20%, 7~1일 전 30%, 당일 50%다. 하지만 성수기에는 특약이라는게 존재해서 항공전세기와 같이 요금이 이미 지불된 상품에 대해서는 별도 부과를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19일에 출발하는 오사카 3일 상품이 65만원이면, 통상대로라면 취소수수료가 19만5000원이 되고, 전세기항공권을 이용한 상품이라면 항공료 전액과 나머지 금액 기준 취소수수료를 내야 한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취소는 거의 없는 상황인데, 예약이 평소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며 “불매운동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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