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소속 컨테이너선이 항구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현대상선]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가입이 글로벌 해운업 지형에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넘사벽으로 여겨졌던 세계 5위로의 도약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15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2M 얼라이언스 셋방살이 신세를 벗어나 디 얼라이언스와 정회원으로서 10년 기간의 동맹을 맺었다.

현대상선은 그간 세계 1, 2위 머스크라인·MSC이 결합해 선복량 793만TEU를 자랑하던 2M 준회원 협력사 자격으로 영업을 해왔다. 미주·유럽항구에서 배의 여유 공간을 서로 맞교환하거나, 여유 선복을 사들이는 사실상 얹혀 살던 것이나 다름 없었다. 

반면 이번에 합류한 디 얼라이언스는 독일의 하팍로이드, 일본의 원(ONE), 대만의 양밍해운이 주도하는 해운동맹체로 정외원으로 가입한다. 시장점유율은 16%로 세계3개 동맹 가운데 가장 낮지만, 물량보다는 노선 공유에 초점을 둔 전략적 선택이라는 호평이 나온다.

디얼라이언스가 상대적으로 미주 노선에 상대적으로 강한 반면 유럽 노선에는 약하기 때문에 현대상선이 내년 2분기부터 2만3000TEU급 12척을 유럽 항로에 투입하는 등 노선을 확대하면 두마리를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최근 싱가포르 PIL을 제치고 세계 9위의 선복량을 보유한 선사로 올라섰다. 점유율 수치상으론 1.8%에 불과하지만, 오는 2022년이면 100만TEU 규모의 선복량을 확보해 5위권 다툼을 펼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해운정보업체 알파라이너에 의하면 현재 5위 다툼은 독일 하파크로이트(158만9513TEU), 일본 ONE(155만6630TEU), 대만 에버그린(114만6916TEU)이 경합 중이다. 

현대상선이 향후 2021년까지 기존에 발주된 선박을 인도받을 경우 선복량은 80만TEU까지 늘어난다. 이에  2022년까지 선복량을 110만TEU로 늘려 이들 선사들과 본격적인 5위 경쟁에 나선다는 것이 현대상선의 목표다. 

2020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황산화물(SOx) 배출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가 내세우는 최대의 강점이다.

내년부터 공해상을 다니는 모든 선박은 연료 중 황산화물 비율을 현행 3.5%에서 0.5% 이하로 낮춰야 한다. 하지만 머스크라인·MSC 등 기존의 대형선사들은 얼마로 치솟을지 모르는 저유황유에 의존해야 한다는 약점을 가졌다. 

현대상선측도 이러한 강점이 디 얼라리언스 정회원사로서 동등한 지위를 얻는데 큰 힘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2분기에 넘겨받을 예정인 2만3000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아예 유럽노선에 투입되기로 결정됐다. 

해운동맹 가입에 대한 정부의 기대감도 높다. 그간 국가 지원으로 버텨온 한국 해운업이 적자의 굴레를 벗어나 글로벌 신뢰를 되찾을 기회이기 때문이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도 지난 지난 11일 전체회의에서 “해운동맹이 본격화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현대상선의 적자 구조가 크게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