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LG화학이 일본의 경제보복 위기를 정면돌파한다는 의지를 비췄다. 한국을 대표하는 화학업체가 전기차 배터리에 사활을 걸면서, 반도체소재 다음의 급소를 노리는 일본 정보당국의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경영 전략을 밝혔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대를 통해 “올해 사상 최초로 매출 30조원대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오는 2024년이면 매출이 59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 부회장은 취임 이후 반년 동안 느낀 점에 대해 “LG화학은 성장 동력을 멈출수 없는 모멘텀을 가진 회사”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글로벌화 전략를 통해 강한 회사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이어 “35년 동안 경험으로 얻은 경영철학은 고객과 시장이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시장·고객 중심 사업 프로세스 재구성 △연구개발(R&D) 혁신 △사업 운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 기업 조직문화 구축이 4대 경영중점 과제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올해 R&D 분야에 지난해보다 2000억원 늘어난 1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인력도 지난해 말 5500명보다 700명 늘어난 6200명 수준으로 증원키로 했다. 이에 따라 R&D예산이 매출의 5%에 육박할 전망이다.  

1979년 업계 최초로 중앙연구소를 설립한 LG화학이 현재 보유한 전세계 누적특허만 5만4000건에 달한다. 박사급 연구 인력이 5분의 1에 달하는 우수한 인적자원 덕분이라는 것이 신 부회장의 설명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사업방침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상헌 기자]

신 부회장은 미국 3M 수석부회장 출신으로 LG화학 창사 이래 영입된 첫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지난 1월 취임 이후 대전 기술연구원, 오창·파주·대산 공장을 비롯해 독일·폴란드·중국·미국 등 해외 사업장을 방문한 이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섰다. 
 
신 부회장은 “좋은 기술로 혁신을 이뤘더라도 상용화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며 “사업의 기반이 되는 핵심기술 확보,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혁신, 수익창출로 이어지는 상용화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R&D 효율성 제고도 하나의 성장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밖에 내부 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IT인프라 구축으로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외 전 사업장에 ‘린 식스 시그마’를 도입해 생산성을 매년 5% 이상 개선할 방침이다. 매출 대비 품질 실패비용도 절반수준까지 줄인다는 목표다.

고객과 시장 중심의 경영을 강조한 신 부회장이 믿는 부분은 역시 전기차 배터리였다. 신 부회장은 5년 내 전지사업 비중 50%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온 석유화학, 첨단소재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를 3개의 핵심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신 부회장은 "석유화학을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함으로써 비율이 조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부회장의 경영목표가 성공할 경우 현재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 비율은 2024년에는 30%대가 된다. 반면에 전기차 배터리 매출액은 50%에 달하는 31조원까지 올라간다. 

다만 신 부회장은 전기차 부문 특수소재 특허를 무기로한 일본의 경제보복 가능성에 대해선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보고 있다. 수입처 다각화 노력으로 극복되지 않겠느냐”며 막연한 기대감을 보였다. 기업 입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념·철학 문제로 촉발된 경제정보 전쟁이 갑작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 부회장은 글로벌화 전략으로 특정 지역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로 했다. 현재 약 70%를 차지하는 한국·중국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고, 현재 20% 수준인 미국·유럽 지역 매출 비중을 4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을 영업기밀 침해 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다. 어느 회사나 지적재산은 중요하며 이는 보호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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