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사진=NXC]

[이뉴스투데이 정환용 기자] 김정주 NXC 대표가 NXC 지분을 모두 매각하려던 계획이 결국 무산됐다. 본입찰을 수 차례 연기하면서까지 인수 대상자를 찾았지만 결국 M&A는 성사되지 않았다. 게임업계는 김정주 대표가 매각을 완전히 포기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투자은행과 게임업계에 따르면 NXC는 매각을 주관했던 모건스탠리를 통해 본입찰에 참가했던 기업에 매각을 철회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매각 철회 의사는 이메일을 통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는다”는 간단한 내용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넷마블과 카카오에는 개별 연락을 취해 매각 철회 사실을 알렸다.

게임업계에서는 김정주 대표가 한 걸음 물러서긴 했지만 넥슨 매각을 완전히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자체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NXC 지분 전량이 아니라 분할 매각도 고려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어떤 물건이든 제 값을 받으려면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매각을 원하는 가격을 받기 위해서는 기업의 현재 가치와 함께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현재 넥슨 매출은 네오플이 개발한 ‘던전앤파이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향후 출시되는 신작으로 좋은 성과를 낸다면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넥슨 매각은 10조원 이상으로 업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점쳐졌다. 김정주 대표는 NXC 지분 98.64%를 약 15조원 규모로 평가하고 매각전을 벌였다. 하지만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제시한 금액이 김 대표가 원하는 가격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넷마블과 카카오 모두 현금성 자산이 1조6000억원대로 자금 조달 여부도 불확실한 상태였다.

이번 매각전에서는 기업 가치 판단보다 자금 조달이 더 큰 이슈가 됐다. 넥슨은 지난 1분기에 약 9500억원 매출을 올리며 호조를 보였지만 자사 IP에 대한 성장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최대 20조원까지 거론될 정도의 인수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업도 많지 않았다. NXC는 삼성전자, 디즈니, 일렉트로닉아츠 등에도 인수의향서를 보냈지만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매각이 실패한 것은 현금성자산이 충분한 텐센트가 인수전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것이 컸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018년 텐센트 현금과 현금성자산 규모를 248억7000만달러(약 29조3000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중국이 게임 산업에 강력한 규제를 가하기 시작했고 자금 유출 규제도 강화되면서, 텐센트가 넥슨 M&A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 매각 소식과는 별개로 넥슨은 꾸준히 신작 소개와 자사 스테디셀러 업데이트 등을 지속하고 있다. 오는 18일 일본 유명 디렉터 요코 타로가 제작한 모바일 RPG ‘시노앨리스’가 출시되고 하반기에도 PC, 모바일 플랫폼으로 새로 선보일 작품들이 줄지어 서 있다.

한편, 지난 6월 말 매각 중단 소식이 알려진 뒤 넥슨지티 주가는 하루만에 2000원 이상 하락한 바 있다. 5월 본입찰 마감 당시 1만7000원대까지 올랐던 넥슨지티 주가는 9일 현재 8190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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