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시즌3'. [사진=넷플릭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넷플릭스는 우리나라에 소개된 지 몇 년 되진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DVD 대여업으로 20년 넘게 자리잡은 기업이다. 이 회사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것도 2007년으로 꽤 오래전 일이다.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기존 콘텐츠와 함께 자체 제작 콘텐츠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창작자의 생각을 전적으로 존중해 전세계에서 기발한 상상력을 가진 콘텐츠들이 여럿 탄생했다. 그 중 대표작이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다. 

‘기묘한 이야기’는 2016년 처음 공개돼 많은 시청자들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야기는 미국 인디애나주의 작은 도시 호킨스에서 벌어지는 미스테리한 사건이 일어나고 동네 소년들과 주변인들이 이를 파헤치는 내용이다. 

첫 번째 시즌은 미국 드라마의 아카데미 시상식이라 불리는 에미상에서 무려 18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음향편집상과 캐스팅상을 받았으며 다음해에 시즌2도 음향편집상을 받았다. 또 시즌1과 2 모두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뜨거워 시즌2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정주행한 넷플릭스 드라마’ 1위에 올랐고 ‘기묘한 이야기’ 속 두 주인공인 케일럽 맥러플린과 게이튼 마라타조는 지난달 21일 직접 한국을 방문해 드라마를 소개하기도 했다. 

2017년 이후 2년여만에 돌아온 ‘기묘한 이야기’ 시즌3은 더 성장한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더 크고 화려한 스케일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기묘한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이유는 익숙한 이야기를 새롭게 변주한데 있다. 어린 시절부터 헐리우드 영화나 AFKN 드라마 좀 챙겨 본 40대 이상 시청자라면 이 드라마에서 여러 가지 옛날 작품들을 떠올릴 수 있다. 

대표적으로 ‘E.T’나 ‘스탠 바이 미’, ‘그것’ 등이 있으며 드라마 ‘환상특급’이나 ‘엑스파일’도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냉전시대에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한 음모론이 양념처럼 가미되면서 재미를 더하고 있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3'. [사진=넷플릭스]

시즌3에 들어서는 음모론과 로맨스의 비중이 더 커졌다. 마이크(핀 울프하드)와 루카스(게이튼 마라타조) 등 소년들은 이제 사춘기 소년이 됐고 이성에 관심이 많다. 이들은 여자친구인 일레븐(밀리 바비 브라운), 맥스(세이디 싱크)와 알콩달콩 지내지만 그 와중에 갈등도 일어난다. 그래봤자 사춘기 아이들의 흔한 사랑싸움이긴 하다. 

유독 낭만적인 1985년 7월, 호킨스의 사람들은 모두 사랑에 빠져있다. 호퍼(데이빗 하버)와 조이스(위노나 라이더)도 야릇한 썸을 타고 낸시(나탈리아 다이어)와 조나단(찰리 히튼)도 진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사랑이 넘치는 이번 시즌을 혼자 보는 시청자들은 1회 첫 장면부터 염장질에 잠시 화면을 끄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극 초반의 염장질을 참아낸다면 끝내주는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다. 

시즌3에서 음모론은 새로운 양상을 띄고 있다. 그동안 호킨스 마을을 위협하던 배후세력이 미국 정부의 비밀조직이었다면 이번에는 러시아 정부의 비밀세력이다.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이 1985년인 점을 감안한다면 미·소 냉전시대 상황을 표현한 셈이다. 때문에 시즌3의 배후세력은 이전보다 더 악랄하고 무자비하다. 호킨스 마을의 아이들은 더 성장한 만큼 더 강력한 악당과 마주하게 됐다.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에서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드라마 속 두 주역인 게이튼 마라타조와 케일럽 맥러플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풍성한 로맨스와 막강한 음모론은 미지의 존재에 대한 미스테리적 요소가 약해진 빈틈을 메워준다. 이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미 시즌3까지 이른 시청자라면 이전 시즌을 모두 봤을 것이다. 이전 시즌을 이끌었던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를 세 번째까지 반복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시즌3에서는 이를 채우기 위해 음모론과 로맨스, 그리고 더 풍성한 볼꺼리를 채웠다. 

여기에 ‘아저씨 팬’들을 자극할만한 온갖 레퍼런스들도 등장한다. 앞서 언급한 ‘왕년에 영화 좀 봤던 팬’이라면 온통 아는 영화들이 등장해 반가울 것이다. 대표적으로 ‘죽음의 날’, ‘빽투더퓨쳐’, ‘가라데 키드’, ‘네버엔딩 스토리’ 등이다. 이밖에 스포일러가 될 정도로 중요한 레퍼런스도 하나 포함돼있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3은 이전 시즌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다. 그러나 변화된 분위기는 그만큼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아이들도 사춘기에 접어들었고 마을 사람들도 이전과 달라졌다. 당연히 이야기도 변할 수밖에 없다. 

이 드라마의 오랜 팬이라면 “아이들이 성장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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