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산업회의는 28일 오전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원자력계 조찬강연회’를 개최했다. [사진=유준상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지난 60년간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됐던 원자력이 미래에도 첨단 산업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타 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며 끊임없이 쇄신해야 한다는 원자력계 스스로의 성찰이 따랐다.

한국원자력산업회의는 28일 오전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원자력계 조찬강연회’를 개최했다. 200회를 맞은 이날 강연회에는 국내 원자력 분야 관계자 130여 명이 참석했다.

최원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원자력이 질좋고 값싼 전기 제공을 통해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을 이끌어왔던 주축으로서 원자력 산업계가 더욱 발전해서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을 주도하는 산업이 되길 기원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원장은 ‘새로운 60년을 위한 준비’를 주제로 강연했다. 박원석 원장은 “빌게이츠는 에너지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원자력을 제시했고, 한국은 1958년 정부 예산의 1.5%를 투자해 원자력 사업을 시작했다”며 “리더의 결정이 원자력 기술과 원자력 산업의 발전 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

박원석 원장은 한국의 원자력 분야는 지난 60년간 기반조성기, 기술 축적기, 기술 자립기, 기술 고도화기를 거치며 세계적 수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KAERI 연구 분야이기도 한 신형경수로, 연구용원자로, 일체형 소형원자로를 비롯해 스마트원전, 소형원자로, 방사선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최근 원자력 관련 사고에 민감한 사회적 반응에 대해 박 원장은 “국민이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도 했다. 그는 “연구기관장으로서 한국은 아직까지 적정한 안전 기준에 미달됐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으면서 “환경과 안전 기준을 준수한다면 국민은 원자력을 주력 에너지원으로 여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원석 KAERI 원장이 ‘새로운 60년을 위한 준비’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한국원자력산업회의]

박 원장은 원자력은 미래 산업에 핵심 축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원자력 전략 제품 개발을 통해 선진국이 독점 중인 방사선 의료기기 시장을 대체하고 방사선기술 혁신주기를 당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자력을 활용하면 신약 개발 기간이 1/10으로 단축되고 정확도는 100배 향상된다. 또한 철도와 해운 등 국가 기반 산업에 안정성을 분석하거나 초고온, 초고압, 내방사선 재료 개발 기술을 활용해 우주와 국방 등 극한 환경에 원자력을 활용할 수 있다. 

박 원장은 원자력계가 새로운 60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선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안전성을 갖출 수 있도록 안전R&D에 투자해야 한다고 봤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감지를 해서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로 설계된 시스템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면 사고를 예측할 수 있고, 모든 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사용후핵연료 문제에 대해선 “시민사회에서 '답이 없다'는 여론이 모아지고 있는데 원자력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진단한 뒤 “원자력계에서 투자 의지와 여력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며 이젠 사용후핵연료 발생부터 처분까지 안전관리에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자력 기술이 타산업 보완 기여도가 빈약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박 원장은 “융합 연구 시대, 원자력 기술의 역할이 빈곤하다는 사실은 원자력 존립을 스스로 위협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원자력 연구 생태계 확장을 위해 AI, 빅데이터, 로봇, 드론 등 타 산업과 어떻게 연계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60년 단위의 원전 수명을 30년 단위로 쪼개면 원전에 대한 선입견을 해소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원전은 구식 기술력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수명이 길어서라고 생각한다”며 “수명을 30년 단위로 줄여 개발된 기술을 적용하면 대중성이 높아지고 시장 친화력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자력은 국민이 신뢰하는 국가 제1의 기술 자원으로 변화는 위기가 아닌 기회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원자력산업회의는 1985년부터 국내외 원자력산업 관련 현안문제나 관심 사항을 주제로 원자력계 조찬강연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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