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과 세계적인 흐름으로 인해 제약업계에 M&A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정부의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를 계기로 기존 제약시장의 틀이 깨지면서 제약사들이 생존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에 이어 ‘M&A(인수·합병)’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각국 글로벌 제약사들의 공격적인 M&A가 국내 시장에까지 영향을 끼치면서 이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M&A거래소에서 보유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분야의 매도·매수 물량은 총 166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03건 대비 61%나 증가한 수치다.

올해에만 17개의 제약·바이오 회사가 매도 또는 매수하겠다고 신규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및 중견 제약사들은 매수를 통해 신약 경쟁력을 확보하고 회사 덩치를 키우려는 반면, 중소 제약사들은 어려운 자금난에 회사를 매도하기 위해 취한 조치로 분석된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이미 M&A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특히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 한국콜마와 CJ헬스케어의 M&A 등이 성공적인 사례로 여겨지면서 약가 인하 정책과 맞물려 급변하고 있는 제약업계의 새로운 생존수단으로 떠오른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형 제약사들의 M&A가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

가장 성공적인 M&A 사례로 꼽히는 세계 1위 제약사인 화이자의 경우 지난 1999년 블록버스터 약물인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를 보유하고 있던 워너램버트제약을 무려 1118억달러(한화 약 130조원)에 인수하면서 세계적인 제약사로 발돋음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미국 제약사 애브비(Abbvie)가 글로벌 1위 ‘보툴리늄 톡신’(보톡스) 업체 앨러간을 인수하면서 국내 보톡스 업체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메디톡스의 경우 지난 26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만2700원 오른 44만원4600원에 거래되는 등 에브비와 앨러간의 M&A로 이득을 취하고 있다.

일본의 글로벌 제약사인 다케다 역시 지난해 희귀질환에 강점을 갖고 있는 샤이어를 460억파운드(약 68조원)에 인수하는 통 큰 결정으로 글로벌 제약사 10위권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실제 지난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 M&A 건수는 1438건으로, 거래액만 3396억 달러(약 400조)에 달해 최근 10년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M&A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기업들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인수·합병이라는 형태를 통해 메우면서 양기업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과 더욱 폐쇄적으로 변하고 있는 제약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수단으로써 가치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의 여파로 중소제약사의 영업력 상실과 경영악화는 불가피해 향후 상위사 위주의 생존만 이뤄질 수도 있다. 기업 간 M&A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며 “두 기업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국내에서도 M&A가 더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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