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LG]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LG전자의 블록체인 사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하며 앞서 간 가운데 LG전자도 블록체인·핀테크 기업들과 협력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27일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의 거버넌스 카운슬에 합류했다. 거버넌스 카운슬은 ‘클레이튼’의 기술과 사업 등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과 합의 노드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또 플랫폼 운영을 넘어서 클레이튼 기반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기존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도 논의 중이다. 여기에는 LG전자뿐 아니라 LG상사와 LG유플러스 등 LG그룹 내 주요 계열사와 셀트리온, 넷마블, 펍지 등 기업들과 유니온뱅크, 악시아타 디지털 등 아시아 내 주요 기업들도 합류한다.

앞서 올해 초 KB금융그룹과 마곡 커뮤니티 화폐 사업 및 디지털 신기술 기반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또 LG전자는 세계 3대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모두 가입하고 블록체인 기술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현재 LG그룹 내 SI기업인 LG CNS도 블록체인 브랜드인 ‘모나체인’을 론칭했으며 통신기업인 LG유플러스도 블록체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나 LG전자는 이와 별개로 생태계 확장과 자체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 블록체인의 결과물로 당장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폰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LG전자는 암호화폐 지갑을 전방에 내세운 결과물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과의 협의 내용을 살펴보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인프라를 설계하고 컨소시엄형 사업에 이를 활용할 예정이다. 여기에 블록체인 보상체계인 암호화폐는 사용하지 않는다.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 역시 의사 결정과 함께 신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면서 암호화폐와는 별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스마트폰에 자체 암호화폐 지갑을 설치하는 대신 이를 설치할 수 있는 디앱(dApp) 스토어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에 탑재할 디앱을 확보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LG전자 5G 스마트폰 V50씽큐. [사진=LG전자]

LG전자는 암호화폐 지갑을 포함하면서 블록체인으로 구동되는 ‘블록체인폰’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0과 차별화된 지점이다. 현재 HTC의 엑소더스나 시린랩스의 핀니, 펀디엑스의 엑스폰 등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폰이 출시돼있다. 

이들 제품은 암호화폐 지갑과 함께 다양한 분산형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 현재 SNS와 웹브라우저 등의 디앱 출시가 늘어나면서 앞으로 블록체인 스마트폰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전자도 이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HTC는 현재 출시 준비 중인 2세대 블록체인폰 엑소더스2에 대해 여러 가지 디앱을 추가하면서 전작보다 다양한 기능을 블록체인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클라우드나 메인 프레임을 거치지 않고 개인간 P2P 거래가 가능해진다.

LG전자가 참여한 클레이튼 메인넷에도 △음식 리뷰를 쓰면 토큰을 받고, 토큰으로 레스토랑 결제가 가능한 ‘힌트체인’ △동영상을 업로드하거나 미션을 수행하면 토큰으로 보상받는 ‘앙튜브(Antube.TV)’ △이미지 콘텐츠를 공유하는 이미지 중심 SNS ‘피블’ 등 9개의 서비스가 포함돼있다. 이들 서비스는 다음달 초 1차로 공개될 예정이다.

다만 LG가 추진 중인 마곡 커뮤니티 화폐 시범 사업이 어떤 형태로건 LG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관계자는 “마곡 커뮤니티 화폐는 블록체인 사업의 일종”이라며 “블록체인 스마트폰 개발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이 사업은 스마트폰과 아예 동떨어진 사업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자체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과 함께 대외 협력을 강화하면서 스마트폰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신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 다만 현재 스마트폰 실적 개선이 시급한 만큼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일은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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