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서울 인사동 한옥찻집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폴리스랩 사업단 백동수 사무국장이 과기정통부와 경찰청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치안현장 맞춤형 연구개발사업(일명 폴리스랩 사업)'에서 진행중인  접이식 초경량 방패의 연구개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명곤 기자]

[이뉴스투데이 정명곤 기자] 2004년 8월 1일 서울 강간 및 살인 피의자를 검거하던 경찰관 2명 흉기에 찔려 사망. 2014년 7월 25일 충남 아산시 3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경찰관 1명 사망. 2018년 7월 8일 경북 영양군 40대 피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경찰관 1명 사망 1명 큰 부상.

“방검복 하나 착용하고 가죠. 기본적인 장비인 권총이나 테이져건 차고, 삼단봉 차고”

서울 송파구 강력형사1팀의 한 형사는 칼을 든 범인들을 제압하러 갈 때 어떻게 가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흉기를 든 피의자와 대치하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경찰관들의 소식을 뉴스를 통해 종종 듣게 된다. 일회성으로 사용에 주저함에 있는 테이저건과 엄격한 사용규칙과 판례 등으로 사용하기 꺼려지는 총기로 인해 경찰에게는 실질적으로 흉기에 대처할 수 있는 장비가 부재한 현실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치안 현장과의 피드백을 통해 끊임없이 수정 보완해나가며 실제 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 경찰의 장비를 개발하는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접이식 경량 방패’, ‘지문 인식 모듈 장착 폴리폰’ 등을 개발하고 있는 폴리스랩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폴리스랩 사업은 과기정통부와 경찰청 2개 부처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형태로 추진체계상으로는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KIST 폴리스랩 사업단, 치안 현장의 니즈를 피드백 해줄 수 있는 실증랩의 현장경찰들, 이 구성원들을 연결해 주고 연구개발 방향에 대한 멘토링을 지원하는 폴리스랩 디렉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간의 상호 긴밀한 협력을 통해 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 제품·서비스를 개발 중에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인사동 한옥찻집에서 백동수 폴리스랩 사무국장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성지은 연구위원을 모시고, 폴리스랩이 무엇인지, 어려움은 없었는지, 또 이 랩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묻는 시간을 가졌다.

이하는 질문과 답변.
 

"구성원 간 시너지 만들고 모두를 꽃피게 하는 코디네이터"

Q. 사회 = 좌담회의 취지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A. 성지은 연구위원 = 지난해 진행된 릴레이 좌담회에선 소방관들이 활동하는 화재현장에서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는 소방 리빙랩을 소개한 바 있다.

‘리빙랩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2탄에선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는 폴리스랩을 소개하고자 한다.

폴리스랩에선 현장·사용자 중심으로 R&D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부분이 있다. 백동수 박사님께서 오늘 그 이야기를 들려주실 것이다.

리빙랩에선 현장에서의 피드백을 통해 끊임없이 수정·보완해 나가는 과정을 강조한다. 폴리스랩은 이러한 요소를 받아들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해 오던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진행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고 성과도 있다.

또한 리빙랩에선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백동수 박사님은 R&D를 담당하는 연구자와 경찰관과 치안현장을 엮어내는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하고 계신다. 양쪽이 가진 한계를 서로 연계해 시너지를 만들어냄으로써 모두를 꽃 피게 하는 역할을 하고 계신다. 코디네이터는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들어내면서 각각의 활동에서 비어있는 요소를 채워 줄 수 있다.

오늘 이 자리는 백동수 박사님이 폴리스랩 구성원들을 어떻게 조율했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느꼈고, 어떻게 극복해가고 있는지를 듣는 시간이다.
 

"R&D 실험실과 현장 실험실로 구성된 폴리스랩"

Q. 사회 = 좌담회의 취지는 앞서 성지은 연구위원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박사님 소개와 폴리스랩이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린다.

A. 백동수 사무국장 = 저는 치안현장 맞춤형 연구개발사업 일명 폴리스랩의 사무국장이다. 먼저 폴리스랩에 대해 설명 드리는 것이 필요하겠다. 폴리스는 치안이란 뜻을 가지고 있고, 랩은 리빙랩을 말하는 현장 실험실이란 뜻을 가지고 있고, 이 둘의 합성어로서 폴리스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폴리스랩은 R&D 수행하는 실험실과 현장 실증을 수행하는 현장실험실 두 가지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폴리스랩에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현장경찰, 이 두 파트를 연계해 줄 수 있는 폴리스랩 디렉터라고 하는 치안정책연구 전문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세 개의 축을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어주고 코디네이팅 해주는 곳이 사업단이다. 사업단의 역할과 범위는 먼저 국민과 일선 경찰의 과학치안 관련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선정된 우수작에 대해서는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경찰청장상을 수여하고 이들을 기반으로 현장경찰의 의견을 수렴해 치안현장에 가장 시급한 연구개발 과제를 발굴하게 된다. 여기서 도출된 치안문제 정의서를 기반으로 공모를 통해 신규 연구 과제를 선정하게 되고, 이 과제들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사업단이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선순환할 수 있도록 폴리스랩 플랫폼을 구축해 언제 어디서든 소통하고 협업하여 실효성 있는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사회 = 폴리스랩 디렉터는 폴리스랩에서 어떤 역할을 한 것인가?

A. 성지은 연구위원 = 그동안 과기부와 경찰청은 서로 다른 역할을 가지고 개별적으로 활동해 왔다. 본 사업은 R&D의 현장지향성 및 문제해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자를 주로 관할하는 과기부와 현장 관서 및 경찰을 관할하는 경찰청이 함께 진행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양쪽을 엮어내고 그 과정상의 어려움을 검토해서 대응 방안을 종합적으로 찾아주는 역할이 폴리스랩 디렉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연구개발이 실제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법제도상의 문제점 등 해결해야 할 요소들이 참 많다. 연구자도 현장경찰도 할 수 없는 부분을 폴리스랩 디렉터가 가교 역할을 하면서 해결해 주는 거다.
 

"연구 성과물 실제 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지가 포인트"

Q. 사회 = 폴리스랩의 진행은 어디까지 됐나?

A. 백동수 사무국장 = 2018년 5월에 처음 사업단이 선정되었다. 사업단은 2015년부터 매년 개최된 ‘과학치안 아이디어 공모전 우수 아이디어’ 및 ‘현장경찰 대상의 기술수요 조사’ 결과를 취합해 9개의 치안현장 문제 정의서를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치안현장맞춤형연구개발사업’ 내 연구과제 공모를 진행했다.

여기서 최종 6개의 과제가 선정되었고, 2018년 8월부터 연구에 착수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선정된 연구팀들은 연구개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경찰 현장관서에 사전 방문을 통한 의견청취 및 멘토링 워크샵을 실시했다. 현장의 문제점을 현장 경찰관들로부터 직접 듣고 이들과의 조율을 통해 연구개발 내용과 사양 등을 결정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이번 연구개발 사업의 특징 중의 하나는 기초연구에서부터 시작하지 않고 이미 확보된 기술 성숙도가 높은 기술을 충분히 활용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거다. 즉, 치안현장에 맞는 기술로 전환하여 현장에 적용해 보고 최고의 치안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제품화 및 서비스화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따라서 현장 적용성에 따라 제품서비스의 사양 및 기능은 수시로 변경 가능하도록 무빙타겟 방식을 도입하여 적용하고 있다.
 

"펼쳐지는 초경량 방패, 지문 인식 폴리폰 개발 중"

Q. 사회 = 폴리스랩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려 달라.

A. 백동수 사무국장 = 올 3월 신림동 초등학교 부근에서 술에 취해 칼을 들고 난동을 피우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테이저건의 사용이 어렵거나 불능 상태로 경찰은 삼단봉만 가지고 진압을 했다. 흉악범이 주위 시민에 위해를 가하거나,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신속한 제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진압 과정에서 방패와 같은 방어도구가 없었기 때문에 현장 경찰관이 상해를 입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당시 현장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방패가 있었다면 제압과정에서 범죄자에게 상당한 위압감을 줄 수도 있고, 경찰관의 몸을 보호하는 효과적인 장비가 되었을 거다.

현재 폴리스랩 연구 과제 중 하나가 바로 접이식 초경량 방패이다. 현장 실증관서는 연구개발이 시작된 ’18년 10월에 지정되어 경찰관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고, 이를 기초로 연구자에 의해 개발된 초경량 소재를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접이식 방패의 목업이 개발되었다. 개발된 시작품을 실증관서에 전시하고 기초적인 성능 테스트 및 설계 제품의 현장 적용성을 기초로 현장경찰관들의 투표를 통해 최종 제품 모형이 선정되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연구진은 기능성 보강, 대량생산성 확보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현장 적용성이란 방패를 순찰차의 운전자 옆에 바로 거치할 수 있고 유사시 팔에 착용 해 펼쳐 크게 만들 수 있어야 하며, 범죄자 제압 시 활동에 제약이 없을 정도로 매우 가벼워야 한다는 거다. 이를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연구개발물이 완성되었으며, 현재는 방패에 고휘도 LED를 탑재해 순간적으로 범죄자의 시야를 방해하는 기능까지 부가기능을 삽입하고자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연구개발 결과물이 향후 바로 일선 경찰관서에 보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연구팀 내에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기업이 컨소시엄으로 들어와 있다. 올해 말까지 지속적인 현장의 의견청취를 통해 최종 방패 사양이 결정되고, 시작품이 완성된 후에 내년부터 여러 개의 시작품을 현장에 공급해 1년간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보다 효용성 높은 접이식 방패가 될 수 있도록 설계 등이 변경될 수도 있다. 이후 최종 방패의 성능 및 실효성 검증이 끝나면 경찰청의 수요에 따라 기업에서 공급을 추진하게 된다.

또 다른 제품은 빠른 지문 인식을 지원하는 폴리폰이다.

술에 취한 분이나 치매노인, 미취학 아동과 같은 경우에는 신원을 빠른 시간 내에 파악하기가 어렵다. 경찰서에서 이 분들을 보호하게 되면 가족들에게 인계할 때까지 경찰관이 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치안력의 공백이 생길 여지가 있다.

이 분들의 지문을 찍고 지문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서 신상을 확인한 후 보호자에 인계하는데 빠르면 수 시간에서 이틀까지 소요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그 기간 동안 경찰관서에서 누군가는 이들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현장 경찰관들이 지문인식을 빨리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현장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문인식 폴리스랩 연구과제가 진행 중이다. 경찰들이 사용하는 전용 스마트폰인 폴리폰에 모듈을 붙여 지문을 인식하거나, 촬영을 통해 비접촉 인식을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비접촉식은 외국에서도 완전하게 100% 인식을 못하고 있을 정도로 상당히 어려운 기술이어서 모듈형 지문 인식기술과 비접촉식 기술개발을 병행해서 진행하고 있다.
 

"현장 의견 반영 연구개발 목표 수정 가능케 해"
 

지난달 29일 서울 인사동 한옥찻집에서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폴리스랩의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명곤 기자]

A. 성지은 연구위원 = 위의 두 가지 연구개발 내용은 비교적 기반 기술역량이 어느 정도 잘 갖춰진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어떤 연구과제의 경우 개발 가능한 기술역량과 현장의 요구가 상호 격차가 있을 경우에는 실증과정이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연구개발이라는 과정과 실증을 통해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제품 혹은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 두 단계가 잘 연결될 수 있도록 사업단에서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본 사업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리빙랩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현장 의견을 기반으로 연구개발 목표를 바꿀 수 있도록 한 거다. 실제 기술을 쓰는 사용자·수요자·현장 주도의 연구개발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성능, 안전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과 서비스는 기업에 의한 대량생산과 함께 경찰청 등을 통해 공공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다. 이러한 요소를 잘 활용한다면 일선경찰관과 일반국민의 안전문제도 해결하면서 기업의 참여를 통한 치안 산업과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즉 조직화된 수요가 있고 이를 고도화할 수 있는 실증 주체와 단지가 뒷받침된다면 R&D 성과 확산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많은 요소가 여기서 해결될 수 있다. 명확한 수요 발굴 문제, 실증단지 확보문제, 법제도 등 규제문제, 판로개척 및 시장형성문제 등 그동안 R&D를 통해 사업화를 추진하든 사회문제 해결을 하든 필연적으로 부딪치는 많은 문제를 이를 통해 해결할 가능성이 높은 거다.
 

"대부분 연구과제 개인정보보호 이슈 존재

 경찰-국민-연구자 간 지혜 도출 필요"

Q. 사회 = 폴리스랩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나?

A. 백동수 사무국장 = 초반에 현장문제 정의서를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기술 상황과 실제 현장의 요구 사이에 합의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경찰들은 현장 출동 시 거의 20kg에 상당한 장비도구를 착용한다. 여기에 방패까지 휴대해야 한다면 필요는 하지만 활동성에 제약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때 시중에는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기술적으로 이미 개발되어 있는 초경량 소재를 활용하고 원터치 식으로 작동되는 방패를 설계한다면, 우려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현장경찰관들의 호응을 기반으로 최종 연구주제로 도출되는 과정을 거쳤다.

지문 인식 지원 폴리폰을 기업에서 개발함에 있어서 실효성 검증을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지문 DB에 접속해 빠른 정보 파악이 가능한지 반복 실험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의 개인 생체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권한을 사기업에게 주기 어려운 것이 법제도상의 현실이다. 따라서 연구의 효율성은 떨어지더라도 현재의 법제도 테두리 안에서 연구개발을 수행하기 위해 실증기간을 최대한도로 길게 수행하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즉 기업은 자체 보유한 DB만을 이용해 연구개발하고, 이 결과물을 지문 DB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경찰이 실제 활용한 후 그 실효성을 기업에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상호 연계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현장경찰이 일선에서 연구를 위해 별도로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연구개발 과정상의 비효율성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를 위해서는 이러한 효율성 저하는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대부분의 연구과제는 모두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이슈들이 크고 작게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면서 기술개발의 완성도를 높여갈지 참여하고 있는 경찰-국민-연구자 간의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협업을 통해 함께 문제를 풀어갈 때 당초 의도한 리빙랩 기반의 성과물이 나올 수 있을 거다.

Q. 사회 = 정책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은 없나?

A. 성지은 연구위원 = 일단 치안현장 맞춤형 리빙랩 방식의 연구개발이 처음인 만큼 모든 것이 쉽지 않을 거다. 결국 조직화된 경찰관의 적극적인 참여와 치안 문제가 잘 드러나는 현장 관서 중심의 실증랩 운영이 최종 연구 성과물의 완성도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치안리빙랩, 폴리스랩 운영 등과 관련해서 어려움은 없는지, 무엇을 수정·보완해 주어야 할 것인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컨설팅과 심도 있는 정책연구가 필요하다.
 

"2년 연구개발 1년 실증 기간"

Q. 폴리스랩의 앞으로의 계획과 개발성과의 보급방안에 대해 듣고 싶다.

A. 백동수 사무국장 = 폴리스랩의 연구 기간은 3년으로 계획되어 있다. 2년은 R&D 과정이고 1년은 실증 기간이다. 하지만 이 두 과정이 분절돼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팀이 개발을 진행하면서도 행정관서에 들러 현장의 문제점, 필요한 옵션, 스펙 등을 받아서 개발품을 조율해 나가고 있다.

2년의 R&D 과정이 끝나면 제품이든 서비스든 연구 결과물을 경찰관서에 보급하고 1년 간 현장에서 사용하면서 도출된 문제점을 개선하게 된다.

판로와 관련해선, 폴리스랩 성과물의 경우에는 경찰만 쓸 수 있는 제품도 있고 일반 국민이 활용하는 제품 및 서비스도 있다. 일반 국민이 활용하는 서비스인 경우 공공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느니 만큼 무료로 사용가능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며, 치안 역량강화를 위한 경찰 전용 제품에 대해서는 경찰청이 별도의 예산을 확보해 구입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함께 하면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음

 보여주는 성공사례 되길"

Q. 사회 = 정책적 과제와 마무리 발언 부탁드린다.

A. 성지은 연구위원 = 본 사업은 과기부와 경찰청이 서로가 가진 한계를 인정하고 기간을 정해 놓고 함께 실험하고 그 가능성을 찾는 시범사업이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부처 간 연계·협력이 필수적인데 현실적으로는 참 쉽지 않다. 본 사업을 통해 부처 간 연계·협력이 가능하구나, 그리고 함께 하면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구나 보여주는 성공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다.

현재 폴리스랩은 리빙랩 개념을 통해 기존 공급자 중심의 R&D사업에 조금씩 균열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용자의 목소리와 실제 현장 적용 상황에 따라 제품·서비스의 사양과 기능을 바꿀 수 있도록 한 무빙타겟 방식은 그동안 그 필요성은 제기되어 왔으나 실제 적용은 쉽지 않았다. 현재 R&D방식이 한계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변화 시도가 또 다른 대안적 모델이자 새로운 가능성을 주는 혁신 사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리빙랩이라는 새로운 혁신 방법론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현재 R&D 기획·관리·평가체계를 어떻게 보완해 나갈 것인지, 폴리스랩에 참여하고 있는 경찰관을 어떻게 조직화하고 동기를 부여할 것인지,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치안산업과 시장을 어떻게 형성해 나갈 것인지, 그리고 여기서 나온 연구 성과가 일선 경찰과 경찰서를 넘어 일반 국민들까지 어떻게 확대해 나갈 것인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 폴리스랩을 통해 그 많은 수요를 알게 되었고 그 가능성을 보고 있는 거다.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인사동 한옥찻집에서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백동수 폴리스랩 사무국장이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정명곤 기자]

 

사회문제는 실험실 안에서의 연구나 책상 위 행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또한 정부나 기업이나 시민만의 힘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사회문제의 해결은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가능하다. 최근 이러한 변화의 요구를 담아내는 수단이자 사회운동으로 리빙랩이 확산되고 있다. 본지는 ‘리빙랩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활동을 조명하고 의의와 과제를 살펴보려한다.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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