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그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고 밝히면서 ‘트럼드 메시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반응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일괄타결론에서 벗어나 ‘새로운 셈법’을 제시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남북 정상회담 역시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23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을 확인해주고 있는 가운데, 북한 노동신문 등은 이날 “친서를 읽어보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 있다며 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정치적 판단 능력’, ‘남다른 용기’를 특정해 언급한 점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일괄타결식 빅딜’만 고집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대북 매파를 누르고 향후 대화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를 건넸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올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교착 상황임을 감안할 때 친서에는 대화 재개의 메시지와 함께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밝힌 ‘건설적 해법 마련 요구’에 대한 일부 수용 의사를 암시하는 내용이 담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며 북한 쪽에서는 잘 쓰지 않는 ‘흥미롭다’는 단어를 쓴 것도 주목된다. 앞서 북유럽 순방 중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언급하며 ‘흥미로운 내용’이 들어 있다는 식의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 때문에 오는 28~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 등에서 발신되는 메시지도 북한의 자세 변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김 위원장이 진지한 표정으로 친서를 읽는 사진과 함께 해당 기사를 게재했다. 대외 메시지와 함께 하노이 회담 무산으로 저하된 대내적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노동신문의 친서 보도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방북을 하거나 북미가 실무급 접촉을 할 가능성이 분명하게 높아지면서 이달 내에 북미 간 비핵화 실무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부는 북미 정상 간 진행되는 친서 교환이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 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제 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도 금명간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지금은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 전에 남북 정상회담을 열지 못하는 데 대해 한국에 양해를 구한 뒤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전에 남한 정상과 회담을 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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