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답보상태에 놓여 있던 비핵화 협상이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발 빠른 대응에 들어갔다. 이달로 예정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미국·중국·러시아 정상과의 연쇄회동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대화 모멘텀을 확장해 갈 예정이다. 아직까지 청와대에선 6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이 수차례 제안한 만큼 성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선중앙TV가 21일 오후 남북 정상의 전날 백두산 방문 모습을 영상으로 방영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삼지연 연못가를 단둘이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사진=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번 주 중반께 방한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 정상회담에 맞춰 대북 유화적 메시지를 던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하노이 회담의 실무를 맡은 주역이지만, 북한이 강경 비난을 자제하던 유일한 인물이다.

우리 측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본부장과 워싱턴에서 만나자마자 우리나라를 찾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다음 주 미중, 한미 간 정상 외교전을 앞두고 대북 실무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미중 무역 담판을 앞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북한 카드’를 확보한 만큼, 미국으로선 북한과의 직접 접촉에 나설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북·미 실무대화 필요성에 힘을 싣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톱-다운 외교의 장점을 잘 살려 나가면서 구체적 차이들을 좁히기 위한 실무회담도 병행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이 한층 적극적인 한반도 문제 개입 의지를 보이면서 다가오는 한 주가 멈춰선 비핵화 대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편,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를 계기로 미국·중국·러시아 정상과의 회담을 앞두고 있는 문 대통령도 그 시작점으로 비건 대표와의 만남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G20 정상회의 기간 중국·러시아·캐나다·인도네시아 등 4개국 정상과의 회담 일정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는데, 이번 주 비건 대표의 방한이 한미 간 의견조율이 이뤄질  수 있어서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각 북중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특히 이달 말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으로 진행될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0일 1박 2일간 진행된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북미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G20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해왔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성사는 김정은 위원장에 달려 있다”는 식으로 북한에 수차례 4차 남북정상회담의 공을 넘긴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한미정상회담 전 남북회담이 개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해지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경제통일교류특별위원회 초청 긴급좌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김 장관은 지난해 있었던 깜짝 판문점 원포인트 회동을 예로 들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고 필요성이 있으며 바람직하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좌담회에서 ‘그와(지난해 판문점 회담과) 관련한 준비접촉이 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현재로선 없다”면서도 “남북 간 연락과 접촉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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