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진영 기자]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매입이 자사의 이익과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소개했지만,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경영권 안정을 위한 조치로 받아들이며 반겼다.

미국 최대 항공사 중 하나로 꼽히는 델타항공은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우호·협력 관계를 맺어온 항공사다.

델타항공은 20일 자사 홈페이지 ‘뉴스 허브’ 코너를 통해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이어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은 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로, 대한항공 등 계열사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에드워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대한항공과 맺은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주주들에게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미국과 아시아는 잇는 최상의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이번 투자로 JV 가치를 기반으로 한 대한항공과의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 소식이 전해진 뒤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내심 반겼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JV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 지분을 16% 가깝게 사들이며 조 회장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델타의 한진칼 지분 매입 소식은 조 회장 측에는 호재다.

델타가 자신의 지분을 조 회장의 우호지분이라고 밝히지 않더라도, 대한항공과 깊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경영을 맡은 조 회장을 흔드는 방향의 의결권 행사는 하지 않을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양호 전 회장과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28.93%로 가장 많고, KCGI가 15.98%로 뒤를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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