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은행창구에서만 대출상담을 받아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디지털 혁신 기술은 대출 상담창구를 손안으로 가져왔다. 모바일로 대출 한도 조회부터 신청까지 일사천리다.  

제작년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온라인·모바일 대출 서비스를 시장에 야심차게 선보였다. 이후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모바일 대출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들어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이 모바일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비대면 서비스 채널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런 최근 흐름에 맞춰 4대 시중은행들이 선보인 모바일 대출, 한도 조회부터 대출 신청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어떻게 구현하고 있는지 궁금한 본지 기자는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 모바일 대출, 공인인증서·휴면계좌 등 체크 필요

모바일 대출 시대가 열리면서 지점까지 가서 대출 창구에서 상담을 받는 수고는 덜게 됐지만 여전히 공인인증서가 발목을 잡는다. 이는 스크래핑 기술 때문인데 지점에 가지 않아도 국세청, 국민연금공단 및 SGI서울보증 등 각 신용대출 상품에 따라 소득 증빙 자료 등을 공인인증을 통해 넘겨받기 때문이다.

모바일 대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각 은행마다 공인인증서를 등록해놓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출을 진행하다 중간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랜기간 동안 쓰지 않아 휴면 계좌로 선정될 경우 대출이 막힐 수 있다. 기자는 마지막까지 대출을 진행해봤지만, 휴면 계좌로 인해 처음부터 다시 시도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시작 전 점검하는 것이 필수다.

△ KB국민은행, 모바일 대출 상품 다양…‘KB Star 신용대출’ 화제

국민은행은 ‘KB Star 신용대출’을 출시하면서 타 시중은행보다 발 빠르게 모바일 전용 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민은행 자사 앱인 ‘KB스타뱅킹’에 들어가면 대출 항목에서 바로 모바일 대출 상품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국민은행은 타 시중은행과 같이 신용대출부터 주택·전세자금·자동차·예금담보·집단대출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모바일 대출 트렌드에 맞춰 ‘KB Star 신용대출’을 출시해 화제를 이끈 바 있다. 이 상품은 최고 1억5000만원까지 조건이 맞으면 대출받을 수 있는데 1년 이상 현 직장에 재직해야 한도 조회 등이 가능한 점으로 인해 직장인에게 쉽게 다가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용자들이 꼽은 KB스타뱅킹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무겁다' 라는 느낌도 여전했다. 대출을 진행하는 동안 '약관' 항목을 불러올 때 타 은행사 앱보다 현저히 느려 대출 진행 동안 '앱이 멈췄나'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 외에 개인 대출은 크게 이상이 없었다. 스크래핑 기술 덕분에 개인 소득정보를 입력 없이 대출 한도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 KEB하나은행, 3분 만에 모바일 대출 ‘진짜배기’

하나은행은 ‘하나원큐신용대출’ 상품을 모바일 특화 대출 상품 시장에 내놨다. 누구나 3분이면 한도조회부터 신청까지 가능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상품은 타 은행사들과 달리 가장 빠르게 한도 조회를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출 한도도 최대 2억2000만원 등 타 은행보다 좀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하나은행은 '하나 원큐' 앱으로 모바일 대출을 진행할 수 있다. 이 앱은 모바일 대출 확인도 쉽고 빠르게 진행 가능했다.

‘쉽고 빠른 대출’ 대신 공인인증서는 금융기관에서 조회하는 스크래핑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공인인증서 로그인을 요구한다. 대신 하나원큐신용대출은 대출 금리부터 추가 금리 감면·신청까지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또 모바일 대출도 가장 빠르게 이루어져 대출 금리 확인까지 선택사항도 가장 적게 했다.

신한은행 '쏠편한 신용대출'은 대출 10계명 팁을 소개하는 등 금융 소비자를 위해 꼼꼼히 준비했다. 또 대출 한도 조회는 1일 1회로 제한하면서 신용 변동 우려도 미리 방지하고 있다.

△ 신한은행, 직장인 신용대출 최대 2억원 제공

신한은행은 모바일 앱 쏠(SOL) 브랜드를 시장에 야심차게 선보였다. 모바일 대출 상품인 '쏠편한 신용대출'은 ‘직장인 신용대출’, ‘공무원·교직원 대출’ ‘포켓론’으로 구성,  자동차·전세·예금담보·사업자·신한주택대출(아파트)·쏠편한 사잇돌 중금리 대출 등 신청 가능하다.

직장인 신용대출은 19일 기준 연 2.54% 최저금리와 최대 2억원 한도다. 쏠은 스크래핑이 진행되는 동안 1~2분 정도 소요되는 시간에 고객들이 대출과 관련된 좋은 정보를 알 수 있게 '대출 10계명 팁'을 소개했다. 금융소비자에게 확실히 도움되는 '칭찬하고픈 서비스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바일 대출은 무난하게 진행됐지만, 속 시원한 속도를 바란건 기대였을까. 마치 신중하고 꼼꼼하게 체크하는 기분이 느껴질 정도였다. 타사와 달리 대출 한도 조회도 1일 1회로 제한하고 있어 이점이 아쉬웠다. 모바일 대출 상품이 마련돼있지만 1일 1회 한정은 모바일의 '간편함'에 대비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 우리은행, 어떤 걸 써야하지? ‘위비뱅크’ or ‘원터치개인뱅크’

우리은행은 자사 앱으로 ‘위비뱅크’와 ‘원터치개인뱅크’가 있다. ‘위비 모바일대출’은 최소 100만원부터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할 수 있으며 연 5.94%~9.50%까지 금리를 요구한다. 

이 앱들은 모두 모바일 대출 상품을 조회할 수 있고 신청까지 할 수 있지만 위비뱅크가 훨씬 느리고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타 은행 앱들과 달리 가장 입력사항이 많고 대출 진행 시간도 가장 오래 걸려 '성격 급한 사람들은 어쩌나' 싶었다. 

대신 위비뱅크는 고객들이 모바일 대출을 이용하기 전 필수사항 등을 체크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모바일 대출을 시작하면 처음부터 ‘대출사전확인’으로 예·아니오 문답형태를 통해 고객이 대출 시작 전 점검해야 할 사항 등을 꼼꼼하게 안내해주고 있어 바람직했다.

특히 최근 법적 권한을 가지며 대출 시 금융사가 고객에게 고지해야 하는 ‘금리인하요구권’도 충실히 안내하는 등 타 금융사보다 앞선 움직임을 보였다. 단 위비뱅크 앱 기준으로 대출 신청까지 7단계를 거쳐야 하는 부분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가장 많은 단계를 거치면서 대출 신청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우리은행 '위비뱅크'에서 제공하는 '위비모바일대출' 상품. 대출신청을 진행하면 대출사전확인으로 고객이 대출 시작 전 필요한 것들을 미리 알려준다. 또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안내하는 등 대출 시작 전 고객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반면 원터치개인뱅크는 위비뱅크보다 빠르게 모바일 대출을 조회할 수 있어 이 점이 특이하게 작용했다. 사용자들이 혼선을 일으킬만한 요소로는 충분해 보인다. 우리은행은 향후 이보다 더 진화된 통합 앱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이 부분은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 모바일 대출 상품, 빠르고 간편해 ‘매력적’…사용자 경험 더 많이 축적돼야

은행 방문없이 빠르고 간편하게 한도 조회와 신용대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모바일 대출 시장은 모바일에 친숙한 2030세대를 중심으로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모바일 대출 상품인 ‘KB Star 신용대출’은 최근 2000억원 실적을 달성하며 승승장구다.

반면 전체적으로 '편리함 속에 뭔가 아쉬움' 이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간편함'과 '신속함'이 특징인 모바일 대출이 많은 자료를 요구하거나 직장 정보 등을 일일히 입력하고 작성해야 하는 등 여러 면에서 아직 '사용자'를 배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초기 단계인 모바일 대출 시장이 고객 니즈와 성향 등 경험이 축적된다면 대출 시장 '공룡'으로 자리매김 할 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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