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 부사장이 지주회사 한진칼 전무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진에어의 국토부 제재 해제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황진영 기자] 최근 국토교통부의 제재 완화 검토에 ‘희망의 빛줄기’가 비춰지던 진에어에 재차 먹구름이 꼈다. 지난 2010∼2016년 등기이사로 불법 재직해 1년 가까이 진에어의 제재를 받게 만든 장본인인 조현민 전 부사장이 지주회사 한진칼 전무로 경영일선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의 복귀로 회사 내부에서는 국토부의 제재가 연장되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현민 전무는 지난 10일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최고마케팅책임자(CMO)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조 전무는 앞으로 한진그룹에서 사회공헌활동과 신사업 개발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조 전무는 지난해 4월 ‘물컵 갑질’ 사건으로 대한항공 전무에서 물러난 바 있다. 또 미국 국적 보유자로서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에 오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진에어가 면허 취소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진에어는 가까스로 면허 취소 위기를 넘겼지만 국토부로부터 신규 노선·항공기 등록 등의 제재를 1년째 받아오고 있다.

이에 진에어 직원들은 제재 해제를 위해 임금협상을 미루고 국토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 진에어의 지속적인 경영문화 개선 등으로 완강한 태도를 보이던 국토부가 최근 완화 제재를 검토할 것이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던 중 조 전무의 복귀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사 내부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진에어 노조는 11일 성명을 내고 “조 전 부사장의 한진칼 경영복귀에 2000여명의 직원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참담한 심정이다. 진에어 사태에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총수 일가에 배신감을 넘어 깊은 분노와 좌절은 느낀다”며 조 전무의 경영 철회를 촉구했다.

노조는 이어 “회사가 제재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최선을 다하며 국토부 결정만 기다리는 상황에서 진에어 사태의 장본인이 지주회사 한진칼 임원으로 복귀했다. 이는 진에어 전 직원의 희망을 처참히 짓밟는 끔찍한 처사”라며 “국토부 제재 해제의 전제는 갑질 근절과 진정한 경영문화 개선인데, 그동안 문제의 책임자인 총수 일가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오히려 직원들의 염원을 수포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역시 ‘갑질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조종사 노조는 “대한항공이 ‘땅콩항공’, ‘갑질항공’으로 전락해버린 수치심, 그로 인한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의 가치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금전적 손실은 물론, 직원들이 감내한 자괴감, 고성과 갑질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 등은 생채기로 남아있다”며 “본성이 바뀌지 않는 한 직책이 바뀌어도 갑질은 반복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진그룹 측은 “앞으로 조 전무는 그룹 사회공헌 활동 및 신사업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며 한진가를 적극 감싸고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조 전무 본인 또한 복귀 첫날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회사를 비롯한 대다수의 여론은 며칠째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익명게시판에는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 그 와중에 사회공헌 활동 업무라니 기가 찬다”는 게시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조 전무의 언니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설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토부 관계자는 “진에어가 제출한 경영개선 방안에 담긴 제도들이 제대로 정착했는지,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며 “조 전무가 경영에 나선 만큼 그 부분까지 확인이 필요하며 진에어의 제재를 어떻게 할지 종합적인 판단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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