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데드라인 ‘임박’…한국당 패싱되나

[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최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협상 진전과 함께 국회 정상화를 목전에 두고 협상을 벌이던 여야가 자유한국당이 요구한 ‘경제실정 청문회’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을 여야 3당 원내대표 협상 타결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막판 조율에 나섰으나, 한국당의 추가요구로 인해 또 한 번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자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바른미래당도 한국당을 뺀 국회 소집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이 ‘경제실정 청문회’를 국회 등원의 조건으로 내걸자,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을 설득하는 작업을 포기하고 국회 소집을 준비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를 열겠다는 정당만이라도 국회 문을 열라'는 요구에 직면한 우리는 마냥 한국당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준비하겠다”며 “언제라도 상임위와 소위를 운영하고 그 과정에서 시급한 민생 입법과 추경예산을 심사할 수 있도록 준비를 완료하겠다”고 밝혀, 한국당을 뺀 국회 소집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우리는 힌국당 의원들과 반드시 함께 하고 싶다는 게 변함없는 우리의 진심”이라며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선언한 정책 경쟁이 이뤄지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기대한 뒤, “경쟁에 자신이 있으면 국회에 들어와 국민 앞에서 멋지게 경쟁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정상화 실패의 책임을 청와대로 돌리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당 추경 긴급토론회에서 “청와대가 야당을 조롱하고 압박하면서 재를 뿌리고 있는데 어떻게 국회를 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우리는 여당과 신뢰를 복원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순방하는 틈에 정무수석과 정무비서관이 정치 전면에 서서 연일 국회를 농락하고 있다”며 “국회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인 청와대의 자세 전환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경제정책 실패를 추경으로 덮으려는 게 아니라면 경제 청문회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제실정 청문회’를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내걸었다.

한국당이 번번이 국회 정상화 문턱을 높이며 여야 협상을 틀자, 바른미대당도 ‘한국당을 포함한 국회 소집’ 입장을 바꾸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번 주말까지 국회 정상화가 타결되지 않을 경우 다른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며 “오는 주말이 마지노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어 “(한국당 제외 단독 국회 소집 등을 포함해) 합의가 안 되면 바른미래당 단독으로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며 “단독 소집을 포함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한국당을 정조준했다.

전날부터 본회의장 앞에서 6월 국회 정상화 촉구 농성을 시작한 정의당도 한국당을 제외한 국회 소집을 촉구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여야 3당 원내대표 간) 협상은 협상대로 하되, 이 정도까지 왔으면 이제 ‘국민들의 뜻’(조속한 국회 정상화)을 따라야한다”며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결단을 강력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