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블 디스플레이. [사진=LG디스플레이]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폴더블폰이 아직 시장에 등장하지 않았는데 벌써 롤러블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디자인과 기능의 완성도가 아직 절실한 만큼 롤러블폰을 만나기까지는 앞으로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2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렛츠고디지털, 더버지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28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확장 가능한 디스플레이 영역을 갖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전자 장치’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 특허는 6일 WIPO에 공개됐다.

이 특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스마트폰으로 평소에는 보통 스마트폰과 비슷한 크기를 가지고 있다가 디바이스를 늘리면 말려있던 디스플레이가 늘어나면서 화면이 확장된다. 사실상 ‘롤러블폰’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특허에 대해 하드웨어가 디바이스 하단부에 집중돼 휴대가 불편하고 베젤리스 디자인의 대세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효율적이지 않은 디자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처음으로 롤러블폰의 형태가 공개된 것인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다음 단계로 디스플레이 전체를 말았다가 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두께가 더 얇아져야 하는 고차원의 기술이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는 “OLED 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휘어지는)에서 폴더블(접히는)을 지나 롤러블(돌돌 말리는), 스트레처블(늘어나는)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폴더블폰의 다음 폼팩터가 롤러블폰이 될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어떤 모양의 스마트폰으로 언제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롤러블폰의 출시는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의 시장도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롤러블폰을 내놓기에는 기업들도 부담이 따른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사장)는 갤럭시 폴드 출시에 앞서 “올해 폴더블폰 생산 목표를 100만대로 잡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3억대를 넘는 것을 감안한다면 3%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롤러블폰 특허 이미지. [사진=WIPO, 렛츠고디지털]

그만큼 폴더블폰의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데다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어 폴더블폰의 대중화까지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이 가운데 롤러블폰을 시장에 내놓는 것은 대량 생산이 아닌 ‘기술과시용’에 한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권봉석 LG전다 MC/HE사업본부장은 “우리는 이미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롤러블 TV를 선보였다. 디스플레이를 크게 만드는 것은 어려워도 있는 디스플레이를 작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LG전자는 MC사업본부 실적 개선이 시급한 만큼 신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제품보다는 판매가 이뤄질 수 있는 제품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폴더블폰 경쟁에서 빠진 이유도 시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곳에 기술 과시 목적으로 뛰어드는 것에 따른 위험 때문”이라며 “실적이 개선되기 전까지 폴더블이나 롤러블에서 앞서 나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스마트폰 사업이 총체적 위기에 몰린 화웨이나 폼팩터의 혁신에 보수적인 애플 역시 롤러블폰에 당장 관심을 기울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나 오포, 비보 등 폴더블 경쟁에서 한발 물러난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 폴더블폰 ‘플렉시파이’를 출시한 중국의 로욜레처럼 뜬금없는 회사가 ‘최초의 롤러블폰’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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