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1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 방안과 관련, 현대중공업의 인수 제안에 대한 이사회 논의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 출범이란 큰 산을 넘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또 다시 삐끗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일까지 계획된 대우조선 옥포 거제 조선소에 대한 현장실사가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조합원들의 봉쇄에 막혀 한걸음도 내딛지 못한 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부터 시작된 현장실사 무산을 위한 노조의 총력 투쟁이 먹혀들고 있다. 오는 14일이 마지막 날로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이틀밖에 남은 셈이다.   

당초 노조가 대우조선 입구 봉쇄 작전을 펼친 것은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에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 하지만 대우조선과의 기업결합 반대로 전선을 확대하면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나설 때가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2월 본계약 체결 당시 이 회장은 대우조선 노조를 향해 "투쟁과 파업으로는 일자리가 지켜지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 결과를 낳는다"며 강경한 메세지를 던진 바 있다. 하지만 물적분할 절차는 현대중공업 내부의 문제라는 이유로 전면에 등장하기를 꺼렸다.

그러나 이제는 양사 노조가 기업결합 자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매각 당사자인 이 회장이 현대중공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권오갑 부회장 혼자 모든걸 떠 안기는 어렵다"며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결단을 내린 만큼 이 회장도 더이상 침묵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3월에도 경남도청이 있는 창원까지 내려가 한진중공업만 방문하고 대우조선을 찾지 않았다. 다만 현대중공업이 제안한 대우조선해양 임원진,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와의 4자간 대화에는 산업은행이 이름을 올렸다.

12일 조용철 현대중공업 부사장, 강영 전무 등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이 경남 거세시 옥포동에 위치한 에드미럴 호텔에서 대화를 시도했으나, 노조측은 "매각철회가 없으면 만날 이유가 없다"며 단칼에 거절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매각철회, 기업결합 반대는 대우조선 노조가 주장해온 것이기 때문에 현장실사가 무산되더라도 이 회장의 목소리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것조차 없다면 매각 당사자이면서도 무책임한 자세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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