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의 한 에어컨 매장. 정부가 냉방기기 사용이 많은 여름철을 맞아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방안을 내놨다.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정부가 여름철을 맞아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의 세 가지 안을 내놓고 최종 선택권을 국민에게 주기로 했다.

각 안은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고 어떤 안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할인 요금과 적용 가구 수가 최대 2배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질 수 있도록 세 가지 방안의 장단점을 비교‧분석해봤다.

- 편집자 주

1안 : 여름철 누진구간 확대안

현행 3단계 누진제를 유지하면서 여름철에만 구간별 전력사용 허용량을 확대해 다수의 가구에 할인 혜택을 주는 방안이다.

1구간 상한을 200kWh에서 300kWh로 올려 사용량 300kWh까지 1kWh당 93.3원을 매긴다. 2구간은 301∼450kWh, 3구간은 450kWh 초과로 조정된다.

기본 틀은 작년 한시적 대책과 동일하다. 111년 만에 폭염을 기록했던 지난해 산업부는 냉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7∼8월에만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한시 완화한 바 있다.

1안을 적용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는 가구 수는 1629만 가구(2018년 사용량 기준)로 3가지 안 중 가장 많다.

가장 큰 요금 인하 효과를 보게 되는 가구는 사용량이 기존 2단계에서 1단계로 바뀌는 300kWh 사용 가구(사용량 상위 43%), 3단계에서 2단계로 바뀌는 450kWh 사용 가구(상위 17%)다.

2안 : 여름철 누진단계 축소안

현행 3단계인 누진 단계를 여름철에만 2단계로 축소하는 방안이다. 평소에는 3단계 누진제를 그대로 적용하다가 냉방기기 사용이 많은 7∼8월은 3단계를 없애고 1, 2단계 요금제로 가는 방식이다.

요금이 가장 높은 3구간이 한시적으로 폐지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에어컨을 충분히 틀어도 ‘폭탄 요금 고지서’가 날라올 걱정이 줄어든다.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에 할인 혜택을 줄 수 있으며, 약 600만 가구가 월 1만~2만원가량 할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철 월평균 450kWh 이상을 쓰는 상위 17% 이상 가구는 요금이 평균 1만7864원(17.2%) 줄어든다. 사용량 600kWh 이상을 쓰는 상위 5% 가구는 요금이 2만7550원(20.3%) 내린다.

하지만 전력 소비가 450kWh 이상인 가구에만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할인적용 가구 수도 3가지 안 중 가장 적은 609만 가구다.

3안 : 누진제 전면 폐지안

계절과 상관 없이 누진제를 완전 폐지하고 연중 단일 요율을 부과하는 방안이다. 3가지 안 중 누진제 논란을 해소할 획기적인 안으로 평가받는다.

누진제를 전면 폐지한다면 연중 월평균 350kWh 이상을 사용하는 887만가구의 전기요금은 내린다. 특히 600kWh 이상인 상위 1% 가구의 요금은 무려 4만8610원(35.7%)이나 인하된다.

하지만 할인 수준이 월 9951원으로 3가지 안 중 가장 적고 1416만 가구는 외려 전기요금이 현행보다 월평균 4335원씩 오른다.

또 전기요금이 오르는 가구의 상당수는 전기 사용량이 적은 1구간에 속해 있어 ‘부자 감세’ 논란이 나올 수 있다.

한편 정부는 오는 11일 개최하는 공청회와 온라인 의견 등을 수렴해 한 가지 권고안을 추천할 예정이다. 추천안은 한전 이사회 의결, 전기위원회 심의, 산업통상자원부 인가를 거쳐 7월부터 시행된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