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64회 현충일인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보수와 진보를 나누지 말자는 내용의 추념사를 통해 이 같이 강조한 뒤, 항일 독립운동에 기여한 약산 김원봉(1898∼1958)을 거론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 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고 말했다.

이 언급은 “임시정부는 1941년 12월 10일 광복군을 앞세워 일제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며 광복군의 역할을 부각한 대목에서 나왔다.

제64회 현충일 추념식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접한 자유한국당은 기다렸다는 듯 문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만희 한국당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보수와 진보를 나누지 말자는 대통령의 언급이, 김원봉 등 대한민국에 맞선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까지 서훈(나라를 위하여 세운 공로의 등급에 따라 주는 훈장이나 포장)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용 발언은 아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그간 정치적 갈등을 초래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듯 분열의 언어만 사용해 온 대통령이 그나마 현충일을 맞아 통합을 강조했다”면서도 “그 와중에도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해수호의 날 등 유독 호국행사를 외면해 온 대통령은 오늘도, 동족상잔을 일으켜 민족 최대의 희생을 초래하고 최근까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우리 국민의 희생을 가져온 북한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같은 당 전희경 대변인도 거들었다.

전 대변인은 “귀를 의심케 하는 대통령의 추념사였다”며 “1948년 월북해 조국해방전쟁, 즉 6.25에서 세운 공훈으로 북한의 훈장까지 받고 북의 노동상까지 지낸 김원봉이 졸지에 국군 창설의 뿌리, 한미동맹 토대의 위치에 함께 오르게 됐는데,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개탄했다.

또 “청와대와 집권세력이야 말로 우리 사회 가장 극단에 치우친 세력이라 평가할만하다”며 “장이 무너져 내렸을 호국영령들께 대통령은 진심어린 사죄를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강력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한국당의 비판대열에 동참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애국에 보수 진보가 없다는 대통령의 말이 공감을 얻으려면 대통령부터가 이를 몸소 실천해 보여야 한다”며 “대통령 스스로가 평소 애국을 하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구분하고 가리거나 때로는 홀대하면서 이런 자리에서만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들릴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6.25 전사자’가 가장 많이 묻혀 있는 곳에서 6.25 전쟁의 가해자에 대해서는 한마디 못하면서, 북한의 '6.25 전쟁 공훈자'를 굳이 소환해 추켜세우며 스스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 선열들의 희생에 대해 “‘하나의 대한민국’으로 보답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을 엄호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해방 후 한반도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로 나뉘어 6.25 동족상잔의 비극이 빚어졌다”며 “이제는 선열들의 희생에 대해 하나의 대한민국이 돼 평화와 번영으로 보답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당도 색깔론적 이분법에서 벗어나, 오직 국회 정상화를 통해 여야가 하나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기념일이 되기를 기대하고 또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애국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어디 있느냐’며 통합적인 정신을 강조했다”며 “상징적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를 계속 추진하면서 우리 내부에서 이념갈등 등을 (해소하고) 통합적인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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