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사진=넥슨]

[이뉴스투데이 정환용 기자] 넥슨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기업이 국내 기업 넷마블, 카카오와 사모펀드 베인캐피탈, KKR, MBK파트너스 등 5곳으로 압축됐다. 인수 의향을 밝힌 기업들은 단독 입찰과 컨소시엄 구성 등 1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넥슨 인수를 위한 본입찰이 수 차례 연기된 끝에 지난달 31일 마무리됐다. 넥슨 인수전은 거래 가격이 10조원 내외에서 최대 15조원까지로 예상되는 만큼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텐센트와 디즈니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넥슨 인수전은 자본 조달이 핵심이다. 중국 텐센트가 공식적으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5개 기업 모두 단독 입찰은 어려운 상황이다. 넷마블과 카카오는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2조원에 미치지 못해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피하다.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능력이 앞서는 사모펀드도 단순 인수보다는 거대 게임사를 운영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본입찰 후보 중 사모펀드와 게임사가 자본과 경험을 공유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텐센트는 넷마블과 카카오 모두에 지분을 가지고 있는 대주주인 만큼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텐센트는 ‘던전앤파이터’ 중국 서비스를 담당하며 매년 매출액의 30% 이상을 개발사 네오플에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

텐센트가 넥슨 인수에 자금을 공급할지 어느 기업과 손을 잡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던전앤파이터 매출과 로열티를 감안할 때 텐센트가 넥슨 인수에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가장 큰 이유는 개발사 네오플이다. 넥슨 전체가 아니라 네오플만 분리·흡수해 던전앤파이터를 자국 콘텐츠로 만들고 향후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확장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런 시나리오다.
 

◇ 던전앤파이터, 지난해 넥슨 총매출 절반 견인…수익구조 개선해야
던전앤파이터 매출은 네오플 총매출 90% 이상, 넥슨 총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는 현재 모바일 버전 출시를 준비하며 원작 지속 성장과 더불어 플랫폼 확장을 통한 매출 다변화를 노리고 있다. 기존 ‘던전 앤 파이터: 혼’, ‘퍼즐 던파’ 등 던전앤파이터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은 모두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사진=넥슨]

우에무라 시로 넥슨 CFO는 지난달 2019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흥행하며 넥슨 매출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12년째 서비스 중인 게임에서 더 큰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플랫폼 확장으로 매출 다각화를 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던전앤파이터 유저 입장에서는 게임사가 매각되는 점이 서비스 이용에 큰 변화를 가져오진 않는다. 다만 게임사가 해외로 매각되면 작게는 계정 정보 이동부터 크게는 게임 업데이트와 차후 방향성까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중국 내 서비스되는 던전앤파이터는 과금 요소가 국내 서비스보다 훨씬 크다. 게임이 해외, 특히 중국에 넘어가면 이런 요소들이 국내에 적용되며 사실상 타국 서비스를 염두에 두지 않아 유저가 떠날 가능성이 크다.

매출 구조가 편중된 점은 넥슨을 비롯한 대부분 국내 게임사들이 개선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이를 위해 넥슨은 다양한 모바일 신작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4월 모바일 MMORPG ‘트라하’를 시작으로 ‘크레이지아케이드M’, ‘린: 더 라이트브링어’, ‘고질라 디펜스 포스’ 등 신작이 연이어 출시됐다. ‘시노앨리스’ 등 출시 예정작도 유저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자체 개발하는 신작 IP가 적은 것도 매입을 고민하게 만드는 불안요소다. 인기 IP를 활용해 히트상품을 만드는 역량도 중요하지만 자체제작 게임으로 흥행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게임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이 큰 인기를 끌며 자체개발 역량을 입증한 셈”이라며 “PC, 모바일 등 플랫폼에 관계 없이 새로운 IP로 흥행작을 만들 수 있다면 넥슨 가치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중국 매체 cnbeta는 ‘넥슨이 NXC 전체 매각에서 게임 부문만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NXC 관계자는 “매각 관련 내용은 외부에 확인해준 사실이 없다”며 일부 매각설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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