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랩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 돕는 서정주 온(溫)랩 코디네이터 - 이뉴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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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랩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 돕는 서정주 온(溫)랩 코디네이터암 생존자 행복하게 살 사회 만들고 싶어
집단지성으로 사회문제 대응하는 똑똑한 시민들
직업 연관 없이 리빙랩 가능함 보여준 사례
단기 결과 지향적 태도가 구성원 협력 장애
사회문제는 실험실 안에서의 연구나 책상 위 행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또한 정부나 기업이나 시민만의 힘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사회문제의 해결은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가능하다. 최근 이러한 변화의 요구를 담아내는 수단이자 사회운동으로 리빙랩이 확산되고 있다. 본지는 ‘리빙랩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활동을 조명하고 의의와 과제를 살펴보려한다. -편집자주 -

 

지난달 29일 인사동 한옥찻집에서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왼쪽)과 서정주 온랩 코디네이터가 온랩의 암 생존자를 위한 활동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이뉴스투데이 정명곤 기자] 대한민국이 변화하고 있다.

똑똑한 시민, 똑똑한 사용자들이 집단 지성을 모아 사회적 문제를 풀어나가는 사례가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암 생존자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 활동을 하고 있는 온(溫)랩의 서정주 코디네이터가 그 주인공이다.

온랩의 멤버는 암 생존자뿐만 아니라 암협회, 암연구자, 기업인, 디자이너, 변호사, 심리치료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선한 의지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모여 이루어졌다.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런 사례가 한국에서 자생해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가 ‘리빙랩으로 세상을 바꿔나가는 사람들’ 시리즈의 첫 번째 주인공에 서정주 코디네이터를 선정한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이다.

지난달 29일 인사동 한옥찻집에서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서정주 온랩 코디네이터를 만나 온랩의 활동과 과제 그리고 의의 등을 물었다.

“내 직업하고 연관 없이 리빙랩을 해볼 수 있다는 것 보여주는 사례”

◇사회 = ‘리빙랩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시리즈의 첫 번째 주인공으로 서정주 온랩 코디네이터를 선정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성지은 연구위원 = ‘리빙랩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기획하며 서정주 온랩 코디네이터를 시리즈의 첫 번째 주인공으로 모시고 싶었다.

온랩에서 활동하시는 암 생존자분들을 만나고 돌아오며 그 분들로부터 많은 감동을 받았고, 저분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었다.

의미 있는 온랩의 활동들을 리빙랩의 훌륭한 사례로서 조명하고 강조하고 싶은 부분들이 많았다.

누구나 아플 수 있다. 내가 건강할 때 그 분들의 마음을, 그 분들의 입장에서 헤아려볼 수 있는 것, 나이가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저 사람들을 위해서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리빙랩 활동은 보통 활동가의 직업하고 연결이 되어 있다. 하지만 온랩은 내 직업하고 연관 없이도 리빙랩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온랩의 멤버는 암협회, 암연구자뿐만 아니라 기업에 다니시는 분, 디자인을 하시는 분, 변호사, 사회적 경제 돌봄 협동조합, 심리치료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신 분들로 구성돼있다.

저에게 큰 감동을 주신 서정주 선생님을 위한 선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리빙랩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 시리즈의 첫 번째 인물로 초대를 결정했다.

더불어 암 환자는 내 가족일 수 있고, 내 부모일 수 있고, 특히 나일 수 있기 때문에, 그 문제를 같이 가져가보자는 생각을 했다.

◇서정주 코디네이터 = 성지은 연구위원님의 배려에 너무나 감동을 받았다. 온랩을 시작하게 된 동기도 비슷했다. 에자이에서 환자공감활동을 하면서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내 일처럼 공감한 적이 많았고 제 인생이 감정적으로 경험적으로 풍요로워짐을 느꼈다.

변화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캠페인 등의 활동을 했었지만 회의가 들었다. 변화라는 건 궁극적으로 제도, 프로세스, 시스템이 바뀌어야 변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까지 의지가 있는 여러 기관과 활동가들이 불꽃놀이를 하듯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진짜 제대로 불이 활활 타오르려면 이 힘들이 모아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온랩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29일 인사동 한옥찻집에서 개최된 ‘리빙랩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좌담회에서 서정주 온랩 코디네이터가 온(溫)랩이 만들어진 동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사회 = 온랩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서정주 코디네이터 = 암을 중심으로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분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암경험자, 디자이너, 사회적 경제 돌봄 협동조합, 암협회, 암연구자, 헬스케어 기업, 변호사, 디지털사회혁신 전문가, 심리치료전문가, 환자모임 및 단체 리더 등 다양한 영역의 활동가들이 월 1회 모인다.

활동 그룹들의 연대, 암 치료 후 복귀 프로그램 개발과 같은 건강한 사회를 위한 솔루션을 코크리에이션하고 있다.

온랩은 암 인식개선, 정책이나 법률 등을 제안하는 등 건강한 사회를 위해 필요한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고,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플랫폼이 되어 궁극적으로 시스템을 바꾸어 나가는 활동으로 이어가고자 한다.

“리빙랩은 사회 시스템 바꾸는 민주주의적 방법론이자 실천이다.”

◇사회 = 리빙랩 활동을 하면서 어떤 변화와 성과가 있었나?

◇서정주 코디네이터 = 리빙랩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함께 공부하면서 진행했다가 기대하지 않았던 가슴 뛰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먼저 리빙랩은 사회의 시스템을 바꾸는 민주주의적인 방법론이고 민주주의의 실천이라고 말하고 싶다. 리빙랩에선 사용자 주도로 문제에 대해 토론하며 솔루션을 이끌어 낸다. 그 과정에서 시스템과 프로세스의 변화와 같은 사회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함께 느끼고 앞날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공동체 구성원이 동등하게 협력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공동문제 해결을 위해 뜻을 모아 같이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참여자와 사회는 행복한 변화를 느끼게 된다.

두 번째로 솔루션 창출에 대한 다양하고 통합적인 시도가 가능하다. 한 자리에서 해당 분야 전문가와 활동가가 같이 논의하면서, 각자의 기술(전문성)과 자원을 최대한 나누고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 간다.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기도 하고 협력의 힘이 발휘돼 집단적 실행력이 고양된다.

마지막으로 리빙랩 과정에서 사용자가 성장해 사회혁신활동가로 거듭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사용자가 주도하는 공동창출, 실험, 평가, 솔루션의 재 디자인 등을 반복하며 함께 창조자가 되어 성장해 간다.

◇사회 = 활동하면서 어려움도 느꼈을 것 같다. 향후 과제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서정주 코디네이터 = 경제‧기술발전을 위해 우리 사회가 최고의 가치로 삼았던 성과 중심 문화는 오히려 리빙랩을 추진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리빙랩은 사람들의 삶의 문제 해결을 과제로 삼고, 사람 중심 사고와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데, 단기적인 결과지향적인 태도는 구성원 간 협력을 어렵게 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우리 사회가 특정 지역이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해 가는 맥락으로 사업들이 논의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각 조직에서 활동하는 사회적 사내기업가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민산학연관 여러 활동 주체들의 좀 더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특히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는 지속가능한 사회로 바뀌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의 보유하고 있는 자원과 기술력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때문에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돼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점에서도, 공유가치창출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아가는 전략으로서의 리빙랩은 매우 의미 있는 방법론이라도 생각한다.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혁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회혁신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으며 리빙랩에 참여하면 좋겠다. 기업뿐만 아니라 공공의 사내기업가들이 더 많이 현장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협력으로 가치를 만들어 가는 공공 활동가들과의 더 많은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리빙랩은 플랫폼화 돼 그 안에 데이터와 지식을 축적되고 성장해 갈 수 있다. 또한 플랫폼과 연결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리빙랩이 지속가능한 플랫폼으로 성장해서 그 안의 프로젝트 별로 민산학연관이 연계해 지속적인 가치창출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지난달 29일 인사동 한옥찻집에서 개최된 ‘리빙랩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좌담회에서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온랩이 한국 리빙랩 활동에서 갖는 의의를 이야기 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사회 = 온랩이 한국 리빙랩 활동에서의 갖는 의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성지은 연구위원 = 온랩은 탑-다운 방식이 아니라 주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진 사용자들이 중심이 되어 운동처럼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리빙랩이다. 거기에 여러 전문가와 활동주체들이 협력해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솔루션을 창출해 간다.

정해진 특정프로젝트의 추진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과제 발굴에서 솔루션 도출 그리고 실험과 확산까지 민주적인 방식으로 사용자 주도로 진행된다. 또한 근거 중심의 솔루션 도출을 위해 연구자와 전문가들도 함께하고 있다.

보건의료, 복지, 돌봄은 건강문제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그동안 공급자 관점에 기반한 전문가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다면 이제는 실제 사람들의 삶을 살피며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필요한 때이다.

온랩에서는 각 분야에서 선한 의지를 가진 전문가와 일반시민들이 함께 만나 작은 변화들을 시도하고 있다. 온랩은 각 분야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치료 중심에서 예방관리로,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관점으로 보건의료 사회혁신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정주 선생님은 이런 일들을 하고 계신다. 본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과 변화를 향한 뜨거운 열정으로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모습에 응원을 보낸다.

“똑똑한 시민, 똑똑한 사용자들이 집단 지성으로 사회적 문제 풀어나가는 사례가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큰 의미.”

◇성지은 연구위원 = 한국에서 자활적인 움직임들이 온랩으로 만들어진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온랩의 활동들은 한국 리빙랩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아픈 사람들을 위해 움직이고 있고, 그 시민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전문가와 전문가가 소통을 하고, 일반 시민과 전문가들이 소통을 하는 다학제이면서 초학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이런 활동은 선한 의지가 없으면 절대 돌아갈 수 없다. 선한 의지를 발현해 내고 이들을 변화를 향한 주체로 엮어 내는 것이 리빙랩 활동의 시작점이다.

우리가 사회 문제를 해결해달라며 항상 정부를 바라보고, 전문가 집단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똑똑한 시민, 똑똑한 사용자들이 집단 지성을 모아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사례가 한국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온랩이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고, 앞으로 갈 길은 멀지만, 이러한 시스템이 만들어져 국내에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벅차고 가슴이 뛴다.

◇서정주 코디네이터 = 연구위원님을 기회가 된다면 온랩의 모임에 한 번 더 초대하고 싶다. 모임의 분위기가 초기와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 암 생존자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참여자분들이 본인 스스로 의미 있는 활동들을 한다는 것에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즐거워하는 한다는 것들이 느껴진다.

◇성지은 연구위원 = 우리가 제2의 제3의 온랩을 계속 만들어 내는 것이 저에게도 우리사회에도 숙제이다. 아픈 환자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사회의 문제로 깨닫게 되는 그런 모임들이 더 많이 만들어져야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정명곤 기자  mkchoung@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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