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미중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애플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국내외 상황 속에 체질 개선과 신사업 강화에 나섰다. 모바일 시장에서 화웨이에게 자리를 내주고 중국의 무역제재로 위기에 몰린 애플은 디바이스 운영체제(OS)부터 제품군까지 싹 바꾸면서 시장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신경영 선언 26주년을 맞는다. 신경영 선언은 이건희 1993년 6월 7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계열사 사장들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불러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며 대대적인 혁신을 요구한 일을 일컫는다. 이후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사업과 반도체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현재의 위치에 이르렀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매년 신경영 선언을 기념하는 행사를 치렀으나 이건희 회장의 와병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대외 무역환경 변화 등 국내외 상황이 급변하면서 기념행사를 치르는 대신 조용히 넘어가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대신 이재용 부회장은 이달 초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DS부문의 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회의에서 그동안 선언한 투자계획을 점검하고 사장단과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인공지능(AI)과 5G, 데이터센터 등 성장산업에 2020년까지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호황기를 누렸던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부터 가격이 둔화하고 수요가 하락하면서 장기적인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시스템 반도체에 투자를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4월 시스템 반도체에도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투자금액은 R&D에 73조원, 생산시설 확충에 60조원 쓰일 예정이다. 

또 국내 팹리스에 설계 자산(IP)를 지원해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프로그램을 확대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세계 1위로 올라서고 팹리스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와 함께 현재 급변하는 시장에 대해서도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봉쇄령을 가하면서 화웨이 스마트폰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빈틈을 노려 스마트폰 점유율 격차를 확대하고 시장을 넓히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5G 통신장비 역시 화웨이와 격차를 벌리는 것은 물론 전통 강호인 에릭슨, 노키아와 경쟁에서도 앞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5G 장비 시장에서는 에릭슨이 29%로 1위를 지키고 있고 삼성전자가 21%로 2위, 그 뒤를 노키아(20%), 화웨이(17%)가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대법원 재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증거인멸 관련 검찰 수사가 이재용 부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현장경영에 보폭을 넓히고 있는데 만에 하나 실형을 선고받거나 법정구속 될 경우 삼성전자의 M&A와 대규모 투자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 측은 재판과 검찰 수사 여부에 개의치 않고 경영 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iOS13. [사진=애플]

한편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에 밀려 3위로 주저앉은 애플도 스티브 잡스의 유산을 지우며 모바일 사업의 대수술을 마쳤다.

애플은 3일부터 7일(현지시간) 미국 산호세 매키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애플 세계 개발자 대회(WWDC)에서 아이폰의 새로운 운영체제 iOS13을 발표하고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모바일 디바이스의 운영체제를 개편했다. 또 6년 만에 새로운 맥프로도 공개했다. 

새로운 iOS13은 배경을 흰색 대신 검은색으로 바꾸는 ‘다크모드’를 도입하고 푸시알림도 직관적으로 개편됐다. 지도 역시 도로나 항만, 건물 등이 상세하게 반영됐고 구글 스트리트뷰와 같은 3차원 지도도 지원할 예정이다. 

위치 정보 제공과 타사 서비스 로그인, 이메일 등에 사용하는 보안도 한층 강화됐으며 프로필 기능도 추가됐다. 사진 편집과 앨범에도 새로운 기능이 대거 도입됐으며 AI비서 시리를 활용한 디바이스 컨트롤도 쉬워질 전망이다. 이같은 기능은 아이패드OS와 맥OS에도 모두 도입될 예정이다. 

아이폰과 똑같은 OS를 사용하던 아이패드에도 독자적인 OS가 도입됐다. 대화면 디바이스인 점을 감안해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도록 개편됐고 애플 펜슬의 지연시간도 종전의 20ms에서 9ms로 대폭 개선됐다. 

PC 전용 OS인 맥OS는 ‘카탈리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여기에 ‘사이드카’라는 기능을 이용하면 아이패드를 제2모니터나 태블릿처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워치에 사용하는 워치OS는 건강관리 기능이 강화됐으며 기기 연결 없이도 음성메모나 오디오북, 계산기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음원과 동영상, 팟캐스트 이용 앱이었던 아이튠즈가 사라지고 ‘애플 뮤직’, ‘애플 팟캐스트’, ‘애플 TV앱’ 등 개별 앱으로 나눠지게 됐다. 또 AR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쓰는 ‘AR키트 3’와 사용이 간편한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UI’도 공개했다.

애플이 새롭게 공개한 맥프로는 2013년 공개돼 혹평을 들은 전작의 디자인을 완전히 벗어났으며 모듈러 방식으로 설계돼 확장성을 높였다. 

새 맥 프로는 두 개의 MPX 모듈을 지원해 2개의 베가2 듀오를 장착할 수 있으며 56테라플롭스 그래픽 성능과 128GB 비디오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다. 모니터는 32인치 레티나 6K 디스플레이로 애플은 HDR을 넘어선 ‘XDR(Extreme Dynamic Range)’ 디스플레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프로 디스플레이 XDR’은 풍부한 색 영역을 표시해주는 ‘P3’, 넓은 시야각, 반사 방지 코팅을 적용했으며 저반사와 무광 처리된 유리 ‘나노 텍스쳐’ 옵션을 제공한다. 전 화면에서 1000니트 밝기를 내며 최대 1600니트 밝기를 제공한다. 6대의 모니터를 연결해 최대 1억2000만 픽셀의 디스플레이로 작업할 수 있다.

올 가을에 출시 예정인 맥프로의 가격은 8코어 인텔 제온 프로세서, 32GB 메모리, 512MB SSD 구성으로 5999달러(약 707만원)부터 시작한다. 프로 디스플레이 XDR은 4999달러(약 590만원)다. 모니터 스탠드는 999달러(약 118만원)에 별도로 판매한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