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구현한 뉴런의 다양한 동작 기능. (왼쪽) 진동 억압 특성의 예시, (오른쪽) 방향성을 갖는 반복 발사 특성.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 구현을 위한 뉴로모픽 광(光) 뉴런 소자설계에 성공했다. 이로써 AI 구현에 필수적인 연산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박남규 서울대 교수, 유선규 박사, 박현희 박사 연구팀이 고속 연산 AI 구현을 위해 두뇌의 기본 단위인 뉴런의 동작을 빛의 흐름으로 모사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반도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고속-저전력 뉴로모픽 반도체 소자 개발의 전기가 되는 연구성과로 세계적인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IF=12.441) 온라인판에 3일 게재됐다. 

우리 뇌의 뉴런 세포는 전자회로의 트랜지스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신경계의 단위 프로세서라고 할 수 있다. 

뇌의 학습 및 기억 능력은 뉴런 각각의 신호 처리 기능이 복잡한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연계돼 구현되는데 딥러닝 기반 AI 기술은 두뇌의 뉴런 네트워크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 모사한 것이다. 때문에 이를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뉴런의 동작과 네트워크 자체를 모사한 AI 전용 뉴로모픽 칩의 개발도 필수적이다.

뉴로모픽(Neuromorphic) 기술은 생물학적 신경계 시스템에서의 신호 처리를 반도체 및 광학 분야 등의 하드웨어 시스템을 통해 모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최근 반도체 전자회로의 나노 공정이 수 나노미터(㎚)까지 미세화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열과 속도의 한계는 반도체 소자의 성능 향상에 근본적인 제약이 되고 있다. 이는 뉴로모픽 반도체 전자회로 구현에도 궁극적인 제한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전자가 아닌 빛으로 연산하는 뉴로모픽 소자는 발열이 없는 저전력 및 초고속 동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스탠퍼드 대학 등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에서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패리티-시간 대칭이라는 특이한 물리적 대칭성을 만족하는 증폭·손실 물질에 시간 대칭성을 제어하는 비선형성을 추가한 메타물질을 활용해 단위 뉴런의 다양한 연산 기능들을 광학적인 신호처리로 모사, 재현하는 데에 성공했다. 

패리티-시간 대칭(Parity-Time Symmetry)은 어떤 시스템에 공간상 반전 및 시간 축의 역전을 동시에 가했을 때 해당 시스템이 원래 시스템과 동일한 경우를 나타내는 대칭성이다. 해당 대칭을 만족하면 시스템 내에서 에너지의 이득 및 손실이 있더라도 전체 에너지 상태는 안정적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비선형성(Nonlinearity)은 입력값과 출력값이 비례관계에 있지 않은 특성이다. 빛은 전자기파의 특성을 결정하는 맥스웰 방정식에 의해 선형적 특성을 가지지만 빛 전파 매질의 특성 및 빛의 세기에 따라 비선형성을 가질 수 있다.

메타물질(Metamaterial)은 인위적 매질의 배열 구조를 통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은 특성을 가지도록 설계된 물질로 투명망토 등에 응용된다.

연구진은 빛의 세기에 따라 입력값과 출력값이 달라지는 비선형성을 갖는 메타물질을 개발하고 이를 두뇌 내 뉴런과 같은 나트륨 채널과 칼륨 채널에 대응시켜 뉴로모픽 광소자에서의 신경 신호 처리를 광속으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전기 신호가 외부 잡음에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 세기를 유지하는 등 뉴로모픽 및 두뇌 모사 메모리 소자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능들을 빛의 흐름으로 구현할 수 있음도 이론적으로 확인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빛의 속도로 동작이 가능한 초고속 뉴런 모사 광소자의 설계 개념을 정립한 것이다.

이 연구성과는 과기정통부 글로벌프런티어사업(GFP, 파동에너지 극한제어 연구단)과 교육부 대통령Post-Doc.펠로우십 과제(PPD) 사업, 해외우수신진연구자유치사업(KRF)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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