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년 BOK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일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의 영향 등으로 글로벌 무역 및 금융의 연계성 확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년 한은(BOK) 국제콘퍼런스 개회식에서 "세계화 흐름이 점차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1990년대 이후 글로벌 무역 및 금융의 연계성 확대는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해왔다"면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런 흐름에 일부 변화가 일고 있다"고 진단했다.

선진국과 신흥국 간 국제분업이 약화하고 은행의 국외 대출도 위축되는 모습인 데다 최근 들어서는 무역분쟁이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30여년 간 글로벌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선진국과 신흥국이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리는 성과가 있었지만 국가 간 경기의 상호의존도가 높아지고 성장의 혜택이 불균등하게 분배되는 등의 과제도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경험한 만큼 각국 경제에서 해외 요인의 영향력이 매우 커진 상황이다" 며 "특히 국제금융시장 통합으로 선진국 통화정책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신흥국 자금 출입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고 말했다.

경제 이론에 따르면 한 국가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고 자유 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면 통화정책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해외 요인의 영향이 커진 나머지 이제는 통화정책을 자율적으로 펴기가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이 총재는 말했다.

그는 "글로벌 연계성이 약화할 경우 국제분업과 기술확산이 위축되면서 막대한 조정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고 내수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교수와 면담에 앞서 악수로 인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 총재는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연계성 확대의 성과를 보전하면서도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정책과제를 추진해야 한다"며 "먼저 해외 충격에 대한 국내경제의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쟁에 뒤처진 사람들을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비교 열위 분야의 노동자들이 경쟁력 있는 분야로 원활하게 재배치될 수 있도록 노동시장 관련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콘퍼런스는 '글로벌 경제의 연계성: 영향과 시사점'을 주제로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교수, 찰스 엥겔 위스콘신대 교수 등 국제 석학이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가운데 4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교수는 "경기 대응에 필요한 정책 여력이 낮아진 점 등이 선진국이 가까운 미래에 직면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다" 며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과다부채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 리스크를 주제로 연설한 그는 선진국이 직면할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경기 대응에 필요한 정책 여력 제약,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탈세계화 현상, 저금리와 과도한 위험 추구를 꼽았다.

중국 등 신흥국의 경우 경기 대응과 환율정책을 둘러싼 인민은행의 딜레마, 과다부채 문제, 저소득국에 대한 중국의 대규모 대출 문제를 짚었다.

이밖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축통화로서 미 달러화의 위상 등에 대해 논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