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그룹 총수들도 현장에서 해법을 찾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무역분쟁에 직접적으로 얽힌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자, 통신 총수들은 발 빠르게 현장을 돌며 미래 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 이재용 부회장, 반도체 기 살리기…투자계획 점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갖고 앞으로 현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가 사장단 회의를 연 것은 2017년 이후 2년만에 처음이다. 당시 미래전략실과 함께 그룹 계열사 사장단들이 모여 주요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다만 이번에는 DS부문의 주요 사장단들만 모인 만큼 이전 회의와는 다른 성격을 띄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과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DS(부품)부문 사장단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계절적 비수기와 고객사들의 수요 재조정으로 실적이 둔화된 반도체 사업에 대한 대책과 시스템 반도체의 비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반도체 매출 14조4700억원, 영업이익 4조12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디스플레이는 매출 6조1200억원, 영업손실 5600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악재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장기적인 사업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시스템 반도체에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단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된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발표한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명 채용 계획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삼성은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마련한 133조원 투자 계획의 집행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2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테크컨퍼런스에 참석한 구광모 LG 회장 모습. [사진=LG]

◇ 구광모 회장 경영플랜 시동…인재·신사업 확보 직접 챙긴다

지난해 회장에 취임한 후 경영 구상을 마친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달부터 계열사들로부터 사업보고를 받으며 현안 점검에 나섰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에 대한 사업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LG는 올 1분기 LG전자와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들이 좋지 않은 실적을 거두면서 장기적 성장플랜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LG화학은 전지사업의 계절적 비수기와 ESS 화재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계절적 비수기와 LCD의 판가 하락으로 3분기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LG전자는 생활가전이 선방했으나 스마트폰은 여전히 고질적인 숙제로 남아있다. 

구광모 회장은 이달 중 계열사 사업보고가 마무리되면 구체적인 구상을 다시 한 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지금이 바로 우리 안에 있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의 기본 정신을 다시 깨우고 더욱 발전시킬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주주총회 인사말에서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의 기본정신을 다시 되새기고 발전시쿄 LG만의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모든 일에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고객으로부터의 배움을 더 나은 가치로 만들어 고객을 위한 혁신이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밖에 국내외 인재영입 및 신기술 확보에도 직접 나서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챙기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2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석·박사 인재 350명을 대상으로 ‘LG테크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구 회장은 “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한 LG의 R&D 공간에서 최고 인재들이 미래 기술을 선도하며 꿈을 이루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또 “기업 내외부의 아이디어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가치를 창출하는 개방형 혁신을 위해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중소·스타트업 발굴을 강화해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31일 최태원 SK 회장(가운데)이 SK텔레콤 및 ICT 계열사 임직원들과 만나 5G와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 최태원 회장, ‘사회적 가치’ 비전 구체화…ICT 계열사 직접 방문

최태원 SK 회장은 그동안 강조한 ‘사회적 가치’의 비전을 구체화하면서 5G와 인공지능(AI) 등 미래사업 챙기기에 나섰다. 

SK그룹은 지난달 20일 사회적 가치를 경영지표로 내세우기 위해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간담회를 열었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 경영활동 등을 통해 일자리 부족, 환경 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를 말한다. 경제적 가치(EV)와 사회적 가치(SV)를 동시에 추구하는 ‘DBL(Double Bottom Line) 경영’은 영업이익 등 기업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재무제표에 표기하듯 같은 기간의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로 환산해 관리하는 것이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3월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과 창출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두 가지에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경제적 성과를 키우기 위해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는 회계 시스템을 진화시켜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가치 측정 회계 시스템을 도입해 결국에는 우리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5G와 AI 등 미래사업을 둘러보기 위해 31일 관련 계열사와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최 회장은 “SK텔레콤의 세계 최초 코드 분할 다중 접속 방식(CDMA) 상용화 역사는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바꾸는 큰 도전이었다”며 “AI와 5G시대에 모든 기업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있는 만큼 초기에는 작더라도 성공의 경험을 쌓아서 역량을 내재화할 수 있는 ‘스몰 스타트’를 통해 고객 기대치를 맞춰나가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