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와 금융. [사진=메리츠종금증권]

[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금융기관들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고객을 유치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확보하기 위해 레거시 시스템(Legacy system) 운영에 있어 핀테크 사업자들과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5G의 첫 출시는 그러한 노력을 도울 수 있는 또 다른 도구가 추가됨을 의미한다. 

모바일 기술이 주류가 되면서 핀테크와 모바일 뱅킹을 위한 잠재적 5G 생태계(Eco system)가 명확해지고 있다. 5G는 핀테크와 금융 기관을 도울 수 있는 새로운 기술, 즉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노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기술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 ‘마이데이터’ 도입 위해 금융권 ‘분주’ 

‘수동’에서 ‘능동’의 시대로 금융업이 발전하고 있다. 그 동안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는 소비자가 직접 은행을 찾아가 개인정보를 통해 계좌 개설 및 금융상품 등을 안내받았지만 이제부터는 알아서 저금리 대출은 물론 개인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받는 시대가 열리게 된다. 

핵심에 선 ‘마이데이터’는 지난해 금융권 제도를 넘기 위해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본인 정보통합조회서비스 기반인 마이데이터는 개인의 소비 상황을 분석하고 자문·자산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을 말한다. 

마이데이터는 빅데이터와 보안시스템 등 핀테크 발전으로 수혜를 본 기술이다. 여기에 금융당국과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안전한 마이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정부·유관기관·금융회사·핀테크 기업 등 실무자로 구성된 ‘데이터표준 API 워킹그룹’을 구성했다. 은행권, 금융투자업계, 보험업계, 카드업계 등이 참여한 이 회의에 유독 카드업계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 간편결제 시장 성장과 카드수수료 개편, 분쟁 등이 과열되자 마이데이터로 미래 동력을 얻고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데이터가 벌써부터 상용화를 거쳐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이유다. 

고객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산발적으로 퍼져있는 내 금융 상품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성인 1명은 평균 2.3개 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금융소비자 연맹에 따르면 보험은 가구당 평균 12개를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 럼 ‘나도 모르게’ 분산된 금융상품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도입이 향후 금융권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로 부각될 것으로 점쳐진다.

로보어드바이저와 금융의 만남. [사진=오렌지라이프]

◇ 걸음마 뗀 인공지능, 이제 제대로 붙는다…증권가 미래 책임질 ‘로보어드바이저’ 

주식투자나 펀드투자 등 금융투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것이 ‘로보어드바이저’다. 로봇(Robot)과 투자전문상담사 (Advisor)의 합성어로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등 발전으로 금융투자업계에 인간을 대체할 기술로 각광받아 왔다. 

국내에서는 2016년 ‘금융자문업 활성화 방안’에 따라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운영이 허용되면서 활성화됐다. 이후 유안타증권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인공지능 주식종목 추천시스템 ‘티레이더’를 시작으로 KB증권 ‘KB able 로보랩’, 키움증권 ‘로보마켓’,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로보스토어’ 등이 출시되면서 대중화됐다. 

최근에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도 종목 추천 서비스가 탑재됐다. 미래에셋대우 MTS인 엠스톡 내 ‘Dr. Big의 투자진단’ 서비스를 이용하면 주식 투자 성향을 분석해 종목을 추천해준다. 이밖에 뉴지스탁, 에임 등 알고리즘 기반 자산관리·주식 투자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핀테크 업체들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특징으로 내세워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까지 고객 유치와 영업 활동 측면에서만 활용된 로보어드바이저는 앞으로 경영 측면에서도 효율성 측면에서 활용 가치는 더욱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거액자산가 고객이 증가되는 증권시장 풍경에 따라 프라이빗뱅커(PB)를 중심으로 영업환경에 있어 로보어드바이저가 대체 수단으로 활용될 공산이 크다.

개인투자자들의 니즈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경우 종목 추천서비스를 이용하는 1만2000여명 이용자 중 50%가 이미 로보마켓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등록된 2111개 상장사를 분석하기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추천 서비스를 보조 역할로 이용 하는 것이다. 

리서치 서비스도 한계를 보인 점이 작용했다. 2000개가 넘는 상장사를 한정된 인원의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하기에 무리가 오자 리서치 자료들도 대기업과 업종 위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이에 수수료가 싸고 개인 투자 성향에 맞는 종목 추천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트렌드가 변화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액자산가들은 물론 개인전문투자자들의 니즈를 위해 업계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또는 자체 개발한 서비스를 론칭해 제공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투자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향후 수익률이 검증되고 안정화되면 브로커를 대체할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보험업계는 지금 ‘빅데이터’ 가공 中 

보험업계가 정체된 성장세를 뚫어내기 위해 빅데이터에 집중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빅데이터 활용은 기존에 보험이 제공되지 않는 부문의 시장 확대와 경영효율화를 통해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 보험사들은 일찍이 빅데이터를 상품개발부터 고객 응대, 보험가입 인수심사, 스마트 기기 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중에 있다. 반면 국내는 상품 개발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돼왔다. 

이런 빅데이터가 최근에는 보험업계의 골칫거리인 보험사기 근절에 활용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해 장기 보상 리스크 심도 측정·난이도 별로 배당하는 보험사기 적 발시스템(IFDS)을 개발했다. 

리스크 유형 185개를 분석·측정해 보상담당자 능력수준에 따라 사고 건을 배당하고 고객에게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보상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국신용정보원은 보험개발원에 보험사고정보시스템(ICPS)을 활용해 보험사기 적발에 활용하고 있다. 보험금 청구 이력을 바탕으로 사고 일 시·사고 내용·치료 이력 등을 한데모아 보험사기 여부를 가리는 것이다. 

신현철 신용정보원 보험정보관리 2팀장은 “보험금 지급 데이터를 활용해 자동차 사이드미러 등에 일부러 손을 부닥치는 ‘손목치기범’도 잡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생보사들은 보험 상품 및 데이터를 한데 모아 인슈어테크 기업인 디레몬과 협력해 자동보장분석솔루션인 ‘레몬브릿지’를 출시했다. 

‘나의 보험 컨설턴트’를 지향하는 이 서비스는 각 보험사의 데이터를 연계해 고객이 보유한 모든 보험을 조회할 수 있는가 하면 월납입보험료, 숨은 보험금, 보장내역 등을 앱 하나로 조회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업무 환경 변화도 예고하고 있다. 교보생명과 NH농협지주 보험계열사들은 일찍이 연초부터 빅데이터를 비롯해 인공지능 기술과 연계해 가입부터 유지·지급에 이르는 전 과정을 효율화하는 디지털 금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인슈어테크 발전으로 보험 영업환경과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보험사가 어려운 보험 산업을 해쳐나갈 수 있는 방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올해 1월 열린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Fintech, 금융이 바뀐다' 핀테크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은행권, ‘핀테크’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전쟁 中 

금융권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업종 별로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i)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 17개사·카드 8개사·보험 41개사·증권 42개사 등 금융회사 108곳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추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총 164건 디지털 전환 사업을 계획으로 잡고, 총 5844억8000만원 예산을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 은행은 평균 235억6000만원 예산을 쏟은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 17개사 모두 총 48건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이런 배경이 뒷받침되듯 금융지주 내 은행이 주체가 돼 스타트업 집중 육성에 나서고 있다. 상품경쟁으로 차별화를 두기 어려워진 영업 환경에서 변화를 모색키 위해 IT 인재들을 육성하겠다는 뜻이다. 

우선 신한은행은 2015년부터 꾸준히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을 운영 중에 있다. 지난해까지 총 61개 기업을 선발·육성하며 81억원 지분투자로 신한금융과 핀테크 업계의 기술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KB국민은행도 KB이노베이션 허브를 운영하면서 핀테크 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2025년까지 총 2조원 규모 디지털 투자를 단행하고 인재를 4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핀테크 업체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디노랩’을, KEB하나은행은 원큐애자일랩 8기 출범식을 열면서 5000억원 직·간접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서울 서초구에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열어 스타트업 육성과 지원에 힘쓸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금융권이 앞다퉈 스타트업 육성에 기여하면서 정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 금융정책 기조인 ‘혁신금융’에 발맞춰 청년실업 해소와 산업구조 재편을 위해 은행권이 선두에 나 서 스타트업 환경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개인금융을 책임지는 은행에서 벗어나 투자자로서의 변화에 미래 스타트업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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