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서초IC 부근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증을 이유로 올해 상반기에만 두 차례 보험료 인상을 단행한다. 여기다 각종 혜택까지 줄이거나 없애고 있어 가입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폭염으로 손해율이 오르자 올해 1월 보험료를 3~4%가량 인상했다. 또 대법원이 노동할 수 있는 최대 나이(가동연한)를 만 60세에서 65세로 올리면서 손보사들은 6월부터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약 1.5% 올린다.

다음달 7일부터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은 1.5% 올리기로 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1.5%, 1.0%를 오는 10일부터 올린다. 한 해에 보험료를 두 번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료 관련 특약을 없애거나 축소를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운전자라면 누구나 필수로 가입해야하는 의무보험인데다 물가와도 직결되는 만큼 직접 인상보다 간접적인 보험료 인상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사들은 블랙박스 특약을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 또 첨단안전장치나 대중교통 할인 특약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블랙박스 할인 특약은 개인용인 경우 가입대수가 950만대로 자동차보험 가입자 가운데 가입률(58.3%)이 가장 높다. 하지만 작동이 안되는 블랙박스를 설치하거나 미장착 상태로 할인을 받는 등 도덕적 해이가 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기능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미 2015년 영업용과 업무용 차량의 블랙박스 특약은 축소 또는 폐지됐다.

주요 손해보험들 보험료 인상율 현황 [사진=금융감독원]

개인용 차량은 소비자 반발 등을 고려해 지금까지 유지됐으나 최근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폐지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블랙박스 장착시 보험료 할인율은 현재 2~5% 정도다. 특약이 없어질 경우 고스란히 가입자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DB손해보험은 지난 3월 블랙박스를 설치하면 3% 수준에서 할인해주던 보험료 할인율을 1.5%로 줄였다. 삼성화재는 할인 특약 할인율 축소 등을 비롯해 상품구조 안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중이다.

그 밖에 운전거리가 짧을 수록 보험료를 깎아주는 마일리지 특약 할인이나 운전 경력에 따른 특약 할인, 전방충돌경고장치(FCW)나 자동비상제동장치(AEB) 같은 안전장치 설치 특약 할인 축소도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이미 두 번이나 보험료를 올렸지만 손해율을 만회하긴 어려운 수준이고, 그렇다고 연내에 세 번이나 보험료를 올릴 수 없기 때문에 할인 특약을 줄이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보험 손해율이 안정돼 있던 시기엔 각 보험사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할인 요인을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처럼 손해율이 높고 보험료도 큰 폭으로 인상하기 어려운 시기엔 할인 특약을 줄이는 것으로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꼼수로 인상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약 할인을 축소하거나 없애면 실제로 보험 가입자 입장에선 그동안 누리던 할인이 사라져 보험료가 오르기 때문이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운전자들이 블랙박스를 자비로 설치하면 보험사가 보험금 누수 절감 효과를 보는데, 이는 포함하지 않고 비용절감 효과를 운전자에게 나눠주지 않는 것은 보험금을 꼼수로 인상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아이디 'gurw****' 이용자는 "사고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입원시켜주는 한방병원, 합의금 많이 받으려고 드러눕는 나일롱 환자들, 이둘을 못잡으면 계속 보험료 오른다. 정부는 머하냐. 사고한번 안냈는데 선량한 서민들 죽어난다"고 분개했다.

'udts****'아이디 이용자는 "무사고 운전자 보험료는 인하하고 사고 잦은 운전에겐 인상률을 높여라. 그래야 형평성이 맞는거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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