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스마트폰으로 친구와 약속을 잡으면 약속장소 근처에서 통화나 카카오톡을 통해 서로 위치를 확인하고 만난다. 이런 일상은 친구들 사이에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 일반적인 ‘접선 방식’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약속을 잡는 일상이 익숙해질 즈음 의심을 갖기 시작한다. “대체 스마트폰이 없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약속을 잡고 만난거지?”.

분명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도 사람들은 약속을 잡고 만났다. 삐삐로 음성메시지를 보내면 공중전화에서 확인했고 어떤 커피숍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전화번호부 책을 뒤져 커피숍으로 전화를 건 뒤 확인을 했다. 아날로그 시절의 일상은 디지털 시대에 이르러 변화했고 그 일상은 앞으로 더 크게 변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순간에는 휴대전화와 스마트폰, 그 이상의 디바이스가 함께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만든 최초의 휴대전화 SCH-100. [사진=국립중앙과학관], 삼성 갤럭시 폴드. [사진=삼성전자]

◇ 디바이스의 진화…‘벽돌’부터 스마트폰까지

소위 ‘시티폰’이라고 불리던 무선전화와 삐삐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최초의 휴대전화는 1990년대 후반 이후에 나왔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세계 최초의 상용 휴대전화는 1983년 모토로라가 내놓은 다이나텍 8000X다. 

330×44.4×88.8(㎜)로 언뜻 벽돌 크기만한 이 전화기는 8시간 충전하면 30분 정도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다. 가격 역시 3995달러(약 475만원)로 웬만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2대보다 비싼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6년 삼성전자가 차량용 휴대전화인 SC-1000이 최초의 제품이다. 이후 2년뒤인 1988년에는 차량용이 아닌 휴대전화 1호 SCH-100을 선보였다. 길이만 400㎜에 무게가 700g으로 다행히 벽돌보다는 조금 가볍다. 

이후 단말 시장은 네트워크의 발전과 함께 진화를 거듭해왔다. 물론 그동안 카메라를 탑재하거나 슬라이드 방식을 도입하거나 64색상을 적용하는 등 작은 변화는 있어왔다. 그러나 단말기의 주된 변화는 2G에서 3G, 4G LTE 그리고 5G로 이어지면서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처음 스마트폰이 등장한 것은 2008년 6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옴니아폰부터다. 윈도우 운영체제를 적용한 2G 스마트폰인 이 제품은 국내 시장에서 비슷한 시기 출시된 애플 아이폰 1세대와 경쟁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브랜드를 갤럭시로 통일하고 애플은 아이폰을 고수하며 매니아층을 넓혀갔다. 그 사이 국내에서는 LG전자와 팬택&큐리텔이 스마트폰을 출시했고 세계 최대 휴대전화 기업인 노키아는 모바일 시장에서 철수했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의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과 노동력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5G 상용화, 디바이스 진화의 터닝포인트

4G LTE까지 비슷한 기능과 폼팩터를 거듭한 스마트폰 시장은 5G에 이르러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5G에 이르러면 속도의 저지연성이 LTE 대비 20배에 이를 것으로 통신사들은 설명하고 있다. LTE의 지연시간이 20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라면 5G 28GHz에서는 지연시간이 1밀리세컨드라는 의미다. 

이전의 네트워크 진화에 비해 통신속도가 비약적으로 늘어난 만큼 그에 따른 서비스도 풍성해졌다. 고용량 게임과 가상현실(VR)에 여러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해도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고화질 실시간 라이브 방송이 가능하고 집안의 모든 스마트 가전과 IoT 디바이스를 스마트폰 하나로 조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디바이스 역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기본기라고 불리는 A(오디오), B(배터리), C(카메라), D(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첨단 서라운드 시스템인 돌비 애트모스는 5G 스마트폰 이전부터 플래그십 제품의 보편적인 오디오 시스템이 됐다. 배터리는 고용량 스트리밍과 게임 재생이 늘어남에 따라 용량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첫 5G폰 갤럭시S10 5G의 경우 배터리 용량은 4500mAh에 이른다. 

카메라는 갤럭시S10 5G의 경우 3D 심도 카메라를 포함해 쿼드(4개) 카메라를 장착했다. 이를 통해 고화질 동영상과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6400만 화소의 초소형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을 공개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는 실시간 고화질 스트리밍 동영상과 VR 등을 재생할 수 있도록 4K 이상으로 진화했다. TV 시장에서는 8K 디스플레이 경쟁이 본격화 된 만큼 곧 8K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스마트폰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개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 폼팩터의 진화…네모난 스마트폰의 종말

2G 시대의 휴대전화는 여러 가지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플립과 폴더, 슬라이드로 빠르게 진화했으며 그 안에서 가로본능과 원형, 초미니 사이즈 등 여러 시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한 후 휴대전화는 한결같은 직사각형의 네모난 형태였다. 터치식 디스플레이를 가장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에서 머무른 채 10년 가까이 지내왔다. 

이같은 폼팩터는 디스플레이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예정이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는 “OLED 디스플레이는 평면에서 플렉시블(구부러진)을 지나 폴더블(접히는), 롤러블(돌돌 말리는), 스트레처블(신축성 있는)로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등장하면서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끄트머리에 곡면을 적용하는 엣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을 내놓았으며 LG전자는 한때 폰이 구부러져 얼굴에 밀착되는 G플렉스 시리즈를 내놓은 바 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역시 국내외 디스플레이 기업들을 중심으로 완성단계에 이르면서 글로벌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폴더블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폴더블폰을 공개했으며 애플과 샤오미, 레노버, 모토로라 등도 폴더블폰 준비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롤러블은 스마트폰에 적용되진 않았지만 LG전자가 이를 적용한 OLED TV를 출시하면서 실체를 선보였다. 이에 따라 롤러블 스마트폰의 출시도 머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주도한 폴더블폰 경쟁에 뛰어들지 않은 LG전자는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을 과시하며 “이미 준비는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권봉석 LG전자 HE/MC사업본부장(사장)은 “우리는 이미 폴더블보다 우수한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확보했다. 다만 시장이 형성됐다고 판단될 때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스플레이의 최종 진화단계라고 볼 수 있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신축성을 갖췄기 때문에 어떤 곡면의 형태에서도 자유롭게 부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보다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더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폴더블폰에서 나타난 디스플레이 주름 문제에 대해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정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실감소자연구본부장은 “폴더블폰 주름 문제 때문에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요구가 제기됐다. 디스플레이 전체를 스트레처블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접히는 부분만 늘어나게 한다면 주름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20~30% 늘어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 요구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스마트워치에서 벗어나 ‘입는 스마트폰’ 형태로 진화할 수 있다. 물론 그 단계에 이르는 길은 아직 한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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