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강민수 기자] 담배업계에 우사인 볼트처럼 빠른 이들이 등장했다. 쥴 설립자 제임스 몬시스, 아담 보웬, 켄 비숍 아시아지역 부사장, 이승재 쥴 코리아 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그 주인공이다.

일반적으로 간담회가 끝나면 주최측은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궁금한 것에 대해 추가적인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하지만 이들은 죄 지은 사람마냥 기자들을 피해 황급히 빠져나갔다. 마치 결승점을 향해 뛰어가는 우사인 볼트처럼.

이날 쥴 관계자 행동을 논하기에 앞서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 취지를 먼저 설명하면 이렇다.

회사측에서야 홍보를 제1목적으로 하겠지만 기자들이 이른바 '보도자료'로 출시 기사를 처리하지 않고 시간을 들여 현장에 가는 이유는 하나다. 보도자료에 나오지 않는 정보를 보다 충실하게 취재하기 위해서다. 특히 국내에 첫 출시되는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1위 쥴은 흡연자라면 충분히 가치있는 소식이다.

기자간담회 주최측이 기자들에게 시간을 내주길 요청했다면 당연히 간담회상에서 나오는 질문에 대해 성실히 답해줘야겠다. 이것이 비즈니스 상식이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는 사전에 의도된 바에 따라 취재 측면에서는 알맹이 없이 진행됐다. 회장에 도착하니 쥴 측은 미리 준비된 온라인 양식에 따라 기자별로 질문을 올려달라고 했다. 진행 시간이 한정돼 있고 기자가 많으니 이러한 방식이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내 의도가 드러났다. 질의응답 질문으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관리자 승인이 필요했던 것.

아담 보웬, 이승재 사장 등 관계자에게 약 5~7개 질문이 이어졌다. ‘미국과 한국 제품이 다른 이유’와 ‘한국 시장에서 일자리 창출’ 등 다소 가벼운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한국 소비자가 궁금해 하는 인체유해물질, 세금 등 민감한 질문들이 쏙 빠져 있었다. 

곧 기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쥴 랩스 코리아는 “많은 질문이 몰렸다”, “시간이 없었다”등의 식상한 해명이 이어졌다. 급기야 ‘다음 일정이 있다’며 황급히 빠져나가기에 이르렀다.

쥴 랩스 입장에서 민감한 질문이 마냥 달갑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간담회 취지를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이런식으로 행사를 마무리하는 우를 범했을까 묻고싶다. 물건만 팔아먹으면 된다는 얄팍한 생각을 갖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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