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주일 한국기업의 절반 이상이 양국 관계 악화로 인해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설문에서 주일한국기업의 53.1%가 "한일관계 악화에 경영 환경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매우 부정적은 6.2%, 부정적 46.9%다. 특히 '신규 거래처 및 신사업 발굴의 곤란'이 37.3%로 가장 많았고, '일본 소비자의 한국산 제품 인식 악화'(28.8%), '증빙서류 강화 등 일본정부의 재량권한의 엄격화'(15.3%)가 뒤를 이었다.

새로운 먹거리를 끊임없이 발굴해야 하는 기업 특성상 일본내 한국기업들이 현장에서 상당히 고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기업 중 31.2%는 실제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의 범위는 '20%이내'가 85.0%로 가장 많았고, '21~40%'에 이르는 기업도 10.0%를 차지해 한일관계 냉각으로 인한 일본내 우리기업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제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는 일본법인 A사는 최근 자사 제품에서 한국산임을 강조하던 문구를 제외했다. 뿐만 아니라 제품 홍보 시에도 한국산 제품임을 알리지 않고 있다. 최근 일본 소비자들의 한국제품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음을 체감하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K-pop 중심의 한류바람으로 한국산 제품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던 때와는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제품임을 알고는 집었던 물건을 다시 내려놓는 것을 보면서 진정한'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뭔지를 알게 됐다"고 탄식했다.

물류업을 영위하고 있는 B사의 경우, 일본 통관의 텃세에 최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통관에 필요한 서류를 추가적으로 요구하거나 절차가 지연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어서다. B사 관계자에 따르면“항상 해오던 업무였음에도 최근 추가 서류를 요청하거나, 통관 절차가 기존보다 1~2주 이상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며 “답답함을 호소하려 해도 절차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이라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며 허탈해 했다.

일본 판매법인 C사는 최근 입찰경쟁에서 자꾸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판매  제품이 한국산이기 때문인가 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입찰 성공률이 최근 들어 부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C사 관계자는“공개 입찰에 응찰하는 경우, 같은 값이면 한국산 제품보다 다른 나라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 것 같다"며“보이는 피해도 문제지만 이처럼 보이지 않는 피해가 더 아픈 것 같다"고 강조하고,“더 큰 문제는 이게 언제 다시 좋아질지 기약이 없다는 것이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주일한국기업 절반이상(53.1%)은 향후 한일관계가 지금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20.3%)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도 26.6%(매우 악화 4.7%, 악화 21.9%)를 차지했다. 

양국 관계 개선이 예상되는 시점에 대하여 '2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응답이 46.0%로 가장 높았고, '1년~2년 사이'라는 응답이 42.9%로 뒤를 이었다. 반면 '1년 이내'에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은 11.1%에 불과했다.

기업인들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선의지가 가장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67.5%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경제계 차원의 교류 활성화(18.8%)', '한일간 근본적인 과거 청산(7.5%)', '관광 활성화 등 민간교류 확대(6.2%)' 순이었다.

한일간 경색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피해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기업들의 피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정책당국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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