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지난 23일 티맥스소프트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 매출 빅3인 티맥스소프트 기자간담회고, 창립자 박대연 회장이 10년만에 기자들 앞에 나선다며 메일로, 카카오톡으로 누차 공지된 터라 프레스센터 연회장 가득 기자들이 모였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티맥스가 어떤 신무기를 장착했다고 내세울까 궁금하기도 했다.  

이날 박대연 회장이 발표한 내용은 이랬다.

“티맥스는 2030년에 그룹사 전체 매출 100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와 OS 분야에서는 각각 전체 시장 20% 수준인 10조원 매출을 예상하며 나머지 80조원은 모두 서비스 분야에서 달성할 예정이다.”

“이러한 매출 규모면 2030년 글로벌 톱 5기업으로 충분히 자리매김할 것이다. 티맥스는 이를 위해 글로벌 연구소 설립 등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를 병행할 예정이며, 그 일환으로 2023년 나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그 꿈을 실현 시킬 도구는 올 하반기에 출시할 ‘클라우드 스택’이라고 했다. 단기적으로 내년 매출 3000억원, 내후년 매출 1조원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100조라니. 숫자를 맞게 보았는지 재차 확인을 하고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을 검색했다. 또 올해가 몇 년도인지 다시 확인했다. 그리곤 옆에 있던 그룹사 사장에게 물었다. “지난해 매출이 1000억이 조금 넘는데, 10여년 만에 이게 가능할까요?” 그는 ‘퍼스트 인벤터(Inventor)가 될 것’이라며 제약사 셀트리온 성공을 예시로 들었다.

셀트리온에 다니는 지인이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취임시 직원들에게 ‘1조 달성하겠다’고 밝혔을 때 ‘저 사람 웃기고 있다’는 반응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약속이 실현되자 조소는 응원으로, 서 회장 강력한 리더십은 칭송으로 바꼈다고 했다.

그래, 이럴 수 있다. 100조원 목표는 세울 수 있다. 사람 일은 알 수 없는 것이니까. 그러나 노트북을 덮고 이동하면서 지난 2016년 어느 날이 오버랩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날은 하루 종일 IT 관계자들에게서 ‘티맥스 기자간담회 갔었냐’는 질문을 받은 날이었다. 2009년 MS를 꺾겠다며 발표한 티맥스 윈도 프로젝트가 쪼그라든 이후, 티맥스가 자체 개발한 OS(운영체제)를 공개했는데 시연 중에 멈춰섰다고. 발표자는 당황하며 무대를 내려오고 사회자는 “데모세션은 다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언론은 ‘무모한’ ‘꿈’ 이라는 단어로 조소어린 시선을 보냈다.

이에 이날 일을 현장에서 겪은 이들은 박 회장 ‘100조’ 발표에 대해 ‘제품을 출시해 놓고 이런 매출 목표 발표를 해도 늦지 않는다’ ‘계획은 누구나 세울 수 있다’ ‘상장을 위한 쇼맨십’이라며 지난 2009, 2016년 일이 반복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신이 쏟아졌다.  

너무 큰 기대를 했다가 실망하게 되는 일들이 있다. 그런 일을 겪고 나면 실망했던 그 사람, 혹은 그 상황에 최대치 기대를 하지 않거나 그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단정하기도 한다. 이날 박대연 회장 발표가 우리 IT를 구원할 원대한 꿈으로 와닿지 않았던 것은 이러한 과거 일들이 너무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기대해 볼 만하겠다는 시선 보다는 또다시 무모, 꿈 이라는 단어로 머리 속에서 점철됐다.

그러나 마음 한편엔 또 기대가 싹튼다.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인을 애정하는 한사람으로서 ‘반도체를 이어 우리 산업을 이끌 강력한 무기가 티맥스 클라우드 스택’이라는 박대연 회장 말이 이뤄지길, 괜시리 그런 마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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