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튼 존(왼쪽)과 데이빗 보위. [사진=위키미디어]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우주로 향하는 길은 멀다. 과학이 발달하고 인류는 달의 뒷면도 볼 수 있게 됐지만 우주는 여전히 멀다. 그래서 우주는 여러 가지 상상을 하고 이야기를 만들게 한다. 그 이야기는 지난주 소개한 조르쥬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을 통해 시작됐고 ‘스타워즈’와 ‘스타트렉’, ‘인터스텔라’ 등 무수히 많은 SF영화들로 이어졌다. 

SF영화들의 중심 테마가 됐던 ‘우주적 감성’은 노래를 통해 더 힘을 얻는다. 어떤 가수는 노래를 통해 우주를 상상했고 어떤 영화는 오래된 음악을 통해 우주를 표현했다. 그 중 한 가수가 바로 엘튼 존이다. 

'로켓맨'.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다음달 5일 개봉을 앞둔 영화 ‘로켓맨’은 영국의 대표적인 가수 엘튼 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제목인 ‘로켓맨’은 엘튼 존이 1972년 발표한 5집 앨범 ‘Honky Château’의 5번 트랙에 들어간 곡으로 엘튼 존의 대표곡으로 손꼽힌다. 

가사의 내용은 가족의 곁을 떠나 화성으로 향하는 우주비행사의 복잡한 심경을 담은 곡으로 엘튼 존과 작사가 버니 토핀은 SF 문학가 레이 브래드버리의 영향을 받아 노래를 만들게 됐다. 

이 노래가 등장한 1972년에 같은 영국에서는 우주를 그리는 또 다른 노래가 발매된다. 영국 글램록의 대부이자 ‘Ziggy Stardust’ 데이빗 보위의 정규 2집 앨범에 수록된 ‘스타맨’이다. ‘스타맨’의 가사는 하늘(우주) 위에 떠있는 미지의 존재 ‘스타맨’을 상상한 노래로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이상향을 의미한다. 일부 음악평론가들은 ‘스타맨’을 메시아로 해석하기도 했다. 

데이빗 보위의 ‘스타맨’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2016년 리들리 스콧의 영화 ‘마션’의 엔딩곡으로 삽입됐다. ‘마션’은 화성 탐사를 떠났다가 홀로 조난된 주인공 마크(맷 데이먼)이 화성에서 감자를 키우며 홀로 살아남아 지구로 귀환하는 이야기다. 이 꿈같은 조난을 영화는 대단히 그럴싸하게 그려낸다. 

‘스타맨’이 등장하는 후반부에는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고 마크의 구조에 참여했던 대원들과 미국 우주항공국(NASA) 직원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해피엔딩에 어울리게 ‘스타맨’의 리듬과 멜로디는 행복한 기운을 안겨준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 우주와 올드팝의 찰떡궁합들

이처럼 우주와 올드팝은 이상하게 매력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로켓맨’과 ‘마션’ 외에도 이런 재미를 읽을 수 있는 영화들은 많다. 

우주와 올드팝이 어우러진 가장 대표적인 영화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라고 볼 수 있다. 이 시리즈는 2편까지 나오면서 주인공 스타로드(크리스 프랫)의 ‘끝내주는 노래 Mix.’를 통해 온갖 올드팝 명곡들이 등장한다. 거기에는 잭슨5의 ‘I Want You back’과 마빈 게이, 타미 터렐의 ‘Ain't No Moutain High Enough’ 등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들이 등장한다. 또 2편에서도 E.L.O의 ‘Mr. Blue Sky’, 조지 해리슨의 ‘My Sweet Lord’ 등이 등장해 귀를 즐겁게 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일반적인 SF영화의 범주에 두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워낙 현실성 없이 막 나가는 탓에 이것은 ‘SF판타지’라고 불러야 맞다. 그러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코믹스 시절부터 그린 우주는 ‘로켓맨’, ‘스타맨’과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상상한 우주라는 점에서 진지하게 볼 가치는 충분하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비하면 조금 설득력이 있는 영화 ‘스타트렉:비욘드’에는 올드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백인 힙합그룹 비스티보이즈의 명곡 ‘Sabotage’가 그것인데 영화에서는 이 노래가 사건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94년 발표한 이 곡은 강한 비트와 기타리프로 펑크적인 느낌을 살려 비스티보이즈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부트된 ‘스타트렉’ 시리즈의 화려한 볼거리 속에 비스티보이즈의 강렬한 비트와 랩이 어우러지면서 ‘Sabotage’가 등장하는 장면은 영화의 대표적인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데이빗 보위의 'Space Oddity'가 삽입된 영화 '원더스트럭'. [사진=CGV아트하우스]

마지막으로 언급하려는 영화는 스탠리 큐브릭의 SF영화의 클래식인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다. 전세계 많은 영화평론가들이 ‘영화 역사상 최고의 SF영화’로 언급하는 이 영화의 대표적인 곡은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나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휴강’ 정도다. 올드팝이라고 부르기에는 지나치게 ‘올드’하다. 

이 글에서 언급하려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와 관련된 올드팝은 데이빗 보위의 ‘Space Oddity’다. 1969년 발표된 이 노래는 데이빗 보위가 1년 먼저 개봉한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노래로 알려져 있다. 

사실 노래는 우주비행사 톰 소령과 우주관제소의 대화를 담은 내용으로 톰이 조난을 당했다는 해석과 우주로 사라졌다는 해석으로 나뉜다. 어떤 경우건 ‘스페이스 오딧세이’와 큰 연관없다. 다만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쪽은 제목의 발음이 영화제목과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두 노래의 연관성을 확답할 순 없지만 미지의 우주를 향한 상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는 닮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Space Oddity’는 토드 헤인즈의 영화 ‘원더스트럭’에 삽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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