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유 선물시장에 투기성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국제유가의 변동 패턴이 매우 불안정해졌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종합팀의 안시온 과장 등은 19일 한은 해외경제 포커스에 게재한 '글로벌 원유 선물시장의 현황 및 유가와의 관계'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하에 투자수익 증대를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투기성 자금이 원유 선물시장에 대거 유입했다"며 이처럼 밝혔다.

애초 유가 선물시장은 기름값 변동에 민감한 기업들이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은 뒤 가격 급등락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도입됐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의 경우 1983년 처음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상장됐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투기성 자금의 유입이 대폭 확대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저금리에 갈 곳을 못 찾은 유동자금이 상품선물시장에 대거 몰린 것이다.

WTI 선물시장에서 헤지펀드나 기관투자자 등 비상업 거래자의 순매수 계약은 금융위기 전인 2007년 말 5만3000 계약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월에는 79만4000 계약으로 폭증했다.

연구팀은 "투기성 자금의 잦은 유출입이 유가 변동 폭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현물 유가가 하락하면 투기성 자본이 증거금 부족이나 손절매 등 여러 이유로 선물 계약을 매도하고 이는 현물 유가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연쇄효과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원유 선물가격 변동이 투기수요에 좌우되면서 선물가격이 중장기 원유 수급 여건 예상과는 괴리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우리 경제는 세계 5위의 원유수입국으로 유가 변동이 성장, 물가 등 거시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원유 선물시장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미중 무역갈등 격화, 산유국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 수급 불안요인이 잠재하고 있으므로 글로벌 자금 흐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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