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LG화학에 연속된 악재가 이어지면서 신학철 대표이사 체제 이후 오락가락하는 경영전략이 문제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9일 기초소재 업황 악화로 화학기업들이 전반적인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톱10 으로 올라선 LG화학마저 갑작스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대내외적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인한 일회성 비용 증가, 전지부문 영업적자, 대기오염물질 불법 배출 검찰 조사, SK이노베이션과 법적소송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올해 1분기 실적부진까지 겹치며 LG화학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7% 감소한 2754억원에 머물러 롯데케미칼에 1위의 자리를 내줬다. 업계 선두 경쟁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LG화학의 석유화학부문이 매출 3조7488억원, 영업이익 3986억원을 기록하며 롯데케미칼(매출 3조7218억원, 영업이익 2957억원)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LG화학이 지난해 업계 1위를 고수해온 롯데케미칼을 추월할 수 있었던 것은 범용제품에 의존해온 롯데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돼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처음으로 글로벌 10위 화학기업 반열에 진입했으나, 올해초 그룹차원에서 밀어붙인 '배터리 올인' 정책이 화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구광모 회장은 취임 첫 인사로 '안정 속 변화'를 앞세우면서 3M 출신 신학철 부회장을 LG화학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력(社力)을 집중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를 위해 올해초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개발을 연구해오던 LG퓨얼셀시스템즈를 청산하고 미국 오하이오주 캔터키시에 위치한 본사와 연구소도 문을 닫았다. 그러면서 오는 2020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실적을 두 배로 늘려 10조원을 거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동시에 올해 전지부문에서 10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1분기에 드러난 실적은 매출 1조6501억원, 영업손실 1479억원으로 목표를 달성하기엔 턱 없이 부족해 보인다.

이에 신학철 대표이사도 지난 4월 2일 첨단소재사업부문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사업구조 다각화’로 경영방침을 틀었지만, 배터리 부문에서만 벌써 수건의 악재가 터지면서 우려의 시선이 모아진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비밀에 붙이는 수주량도 78조원이라고 발표하는 등 LG화학이 회사보다 국내 1위에 간절한 모습"이라며 "오너가 실적을 압박하면 경영진도 무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이대로라면 중국·일본 업체에 이어 만년 3위에 머물 수 있다는 오너의 고민이 엇박자를 낳고 있다는 것. 경쟁사 한 관계자는 "내수에서는 중국에 밀리고 경쟁력에서는 일본에 밀리는 구조적 한계가 분명히 있다"며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국내업체간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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