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0주년을 맞은 국내 식품기업이 각기 다른 청사진을 그렸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매일유업, 동원, 오뚜기, 한국야쿠르트는 기업명만 보아도 바로 시장점유율 선두 분야인 우유, 참치, 간편식, 유산균 음료가 연상되는 대한민국 대표 식품 기업이다. 이들 4사는 모두 올해 50주년을 맞이했으며, 또 다른 50년에도 지속 발전해 백년 기업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일생 중 가장 일을 많이 하는 시기는 30~40대라고 하지만 평균연령이 늘어나며 50세도 청년로 불리며 사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올해 쉰살이 된 4사가 반세기 동안 기초 체력을 튼튼히 다지고 연륜까지 더해 각기 다른 장점으로 또 다른 반세기를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매일 헬스 뉴트리션, 폴바셋. [사진=매일유업]

4사 가운데 매일유업이 가장 이른 올해 2월 14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농어촌개발공사(현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낙농사업 추진 과정서 창업주 고 김복용 회장과 함께 창립한 매일유업은 1974년 첫 조제분유 생산을 시작으로 유제품‧유아식‧음료 다양한 유제품을 선보였다.

△1970년대 멸균우유 생산 △1980년대 유제품 다양화 △1990년대 치즈 및 식자재 유통 시작, 냉장유통주스, 고급 커피 음료 △2000년대 락토프리 우유 등 낙농제품을 중심으로 카레‧스파게티 소스 등을 개발하고 커피전문점 ‘폴바셋’ 론칭 등 매일유업은 종합식품사업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매일유업은 우유 및 분유 등 유아동 식품 기반으로 시작된 회사인 만큼 국내 출산률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중국‧미국‧일본‧호주 및 중동 등에 조제분유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07년 프리미엄 조제분유 ‘매일 금전명작’을 중국서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올해 중국시장에서만 4700만 달러(약 549억원) 이상 분유 수출을 목표로 한다.

또 고령화 추세에 맞춰 부족한 단백질 섭취를 도와주는 성인 영양식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18년 생애주기별 영양 설계 전문 브랜드 ‘매일 헬스 뉴트리션(Maeil Health Nutrition)’을 만들고 분말 ‘매일 코어 프로틴’, 시리얼바 ‘밀크 프로틴바’, 음료 ‘마시는 고단백 멀티비타민’ 등을 선보였다.

왼쪽부터 동원참치 이미지컷, 동원시스템즈 테크팩 알루미늄 캔 생산공장 [사진=동원그룹]

동원그룹은 4월 16일, 50주년 창립기념일 행사서 김재철 회장이 은퇴를 선언하며 세대 교체를 선언했다. 8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원그룹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사내이사직에서도 김 회장이 물러났음을 알렸다.

1969년 동원산업으로 창업한 동원그룹은 △1982년 한신증권을 인수해 설립한 ‘한국투자금융그룹’ △2000년 유가공‧건강기능식품‧온라인 유통까지 담당하는 종합식품기업 ‘동원F&B’ △2012년 대한은박지를 인수해 시작한 종합포장재 계열사 ‘동원시스템즈’ △2016년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며 물류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포장재 사업은 최근 김남정 부회장이 큰 관심을 보여 동원 미래 먹거리로 점쳐지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지난해 2월 강원도 횡성군에 무균충전 시스템 사업 진출을 위한 공장을 설립하고, 소비재‧자동차 소재‧2차전지 시장 등에 활용되는 포장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태다.

증권가나 업계 내에서는 동원그룹이 앞으로 종합식품회사 뿐 아니라 포장재와 유통 사업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오뚜기 간편식 대표제품 3분 요리. [사진=오뚜기]

5월 5일 오뚜기는 창립 50주년을 조용히 맞이했다. 창립기념일이 어린이날로 휴일 이전에 내부 행사를 진행하고 사진이나 자료도 공개하지 않았다. 오뚜기는 50주년을 차분히 보내며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종합식품회사로서 꾸준히 업력을 쌓으며 해외 사업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오뚜기는 가정간편식(HMR) 시장 성장과 더불어 냉장 및 냉동제품 판매가 늘며 2007년 매출 1조원 돌파했다. 지난해 ‘쇠고기미역국라면’ 등 다수 신제품이 소비자에 호평을 받으며, 업계 추산 라면시장 점유율도 28%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안정화와 더불어 오뚜기가 눈여겨보는 것은 글로벌 시장이다.

1988년부터 미주지역에 라면, 카레 등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기 시작한 오뚜기는 글로벌화 초석으로 △1994년 중국 강소성 부도옹식품유한공사 설립 △1997년 오뚜기 뉴질랜드공장 준공(청정지역의 원료를 공급) △2001년 오뚜기 멕시코 설립 △2005년 오뚜기 아메리카 설립 △2010년 오뚜기 베트남 설립 등으로 수출확대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야쿠르트 간편식 ‘잇츠온’을 받아든 고객, 프레시 매니저. [사진=한국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는 이틀 뒤인 5월 10일, 쉰살 생일을 맞는다. 일본야쿠르트서 발효유 기술을 받아 국내에 소개한 한국야쿠르트는, 1976년 기업부설 연구소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를 세우고 80여명의 연구진이 집중 연구로 3~4년 꼴로 하나씩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아낌없는 연구 투자로 △2000년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2009년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 등 단일제품 기준 1000억원 이상 판매고를 기록한 히트상품을 잇달아 내놨다. 올해는 유익균 증식 캡슐과 함께 먹는 발효유 ‘장케어프로젝트 MPRO3’를 출시해 건강기능식품 이미지를 더욱 강화했다.

50주년을 맞아 무엇보다 새로워진 점은 48년간 ‘아줌마’로 불렸던 판매사원 명칭이 신선한 제품 전달로 고객 건강을 관리한다는 뜻의 ‘프레시 매니저’로 변경된 점이다. 음료 면에서는 2016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찰스 바빈스키와 협업한 콜드브루 제품이 출시 1년 만에 1600만개 판매되며 히트작 반열에 오르자, 올해 핫브루 제품 1종을 더 선보이며 커피 종류를 강화했다.

한국야쿠르트는 2017년에는 HMR 브랜드 ‘잇츠온(EATS ON)’을 출시해 앞으로 종합식품회사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잇츠온 서비스는 냉장 밀키트 식품을 온라인몰로 주문하면 프레시 매니저가 집까지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매출은 2017년 90억원 규모에서, 2018년 18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이 모두 각기 다른 장점을 지닌 만큼 서로 다른 청사진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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