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김태년‧노웅래‧이인영(가나다 순) 후보 등 3파전으로 압축된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선 결과에 정치권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선거제·사법제도 개편안 패스트트랙 지정에 따른 후폭풍으로 ‘동물국회’의 오명을 쓰고 있는 국회의 마비된 상황을 풀어갈 여당 원내 사령탑 선출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아서다.

특히 이 때문에 4월 국회가 공회전하면서 지난달 25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한 논의는 시작도 못하면서 야당과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인물이 원내대표로 추대돼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의 노동현안 등도 처리를 위해서라도 국회 시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협치’를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민주당 원내대표가 누가 되든 취임 직후 예방차 각 정당을 방문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국회 정상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일단 민주당은 추경 등 시급한 현안을 내세워 자유한국당의 국회 복귀 명분을 세워주고, 한국당이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인영, 노웅래, 김태년 의원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교류협력의 전망 : 백천 조세형 선생 10주기 정학토론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시민운동가 출신 김태년, 합리적 정책으로…당 지지기반 비교우위

경희대 총학생회장이자 시민운동가 출신의 김태년 후보는 최근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기도 했지만 이해찬 대표로부터 정책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당의 확고한 지지기반을 갖추고 있다.

두 경쟁 후보에 비해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김 후보는 여야 간 ‘강대 강’의 투쟁이 아닌 여야 협상을 통해 정책을 펼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결국 좋은 입법으로 야당을 설득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며 “보다 유연해져야 하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힌 바 있다.

김 후보는 전날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한국당에서 주장했던 내용들도 있기 때문에 아마 원내대표 경선이 끝나면 대화가 복원돼 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결론들을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국회라는 데가 원래 격하게 대치하다가도 일정 시점 되면 대화는 자연스럽게 복원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유력한 당선 주자임을 배제할 순 없다.

◇ 20년 기자 노웅래, 패스트트랙 여야 합의 원칙 이어간다

5선의 국회부의장을 지낸 고(故) 노승환 의원의 차남인 노웅래 후보는 MBC에서 20년 기자 생활을 해온 언론통으로 통한다.

평소 소통을 강조해 온 노 후보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들을 한국당과 소통해 협치로 풀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민 눈높이에 맞추고, 원칙은 지키되 지속가능하게 유연한 이미지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원내대표 출마의 각오를 다졌다.

노 후보는 거듭 한국당과의 협치를 강조했다.

그는 전날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 “21년 동안 소통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자를 했다”며 “장외에 나가 있는 제1야당을 국회로 끌어들일 복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먼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않겠다는 믿음을 한국당에 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2006년도에 제가 원내대변인 할 때 같이 했던 나 원내대표는 현안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많은데 오버를 해서 탈이다”고 지적하면서도 “열정과 애정을 국회에서 순기능, 선순환이 되도록 설득도 하고 협조도 구하겠다”고 다짐했다.

노 후보는 당내에서 가장 취약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아킬레스건에도 불구하고 계파에서 자유로워 의외의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전대협 1기 의장 출신 이인영, 한국당 대응에 강경대응 시사

1987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이끈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의 운동권 맏형인 이인영 후보는 1기 전대협 부의장 우상호 의원, 3기 의장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정신적 지주다.

세 후보 중 한국당과의 대립각을 세워 정면돌파하겠다는 유일무이한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당과 나 원내대표가 극우화 경향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만으로의 합의에 회의적이다.

지난달 21일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던 이 후보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표출된 극우정치에 맞서겠다”며 “한국당 심장에 똬리를 트기 시작한 극우정치에 맞서야 한다”고 날선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이 후보는 6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도 “합리적 보수 정치인이었던 나 원내대표가 극우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더 심화되면 한국당도 건강성을 잃고 한국 정치가 불행해질 수 있기에 지금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야 간에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고소고발 문제는 정치적 합의를 통해 철회할 수 있는데 국회선진화법이 무력화 된 전혀 다른 성격의 것들에 대한 합의 철회가 과연 바람직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회선진화법 취지와 관련된 비판 여론에 대해선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내 운동권 출신이 결집해 표를 몰아줄 경우 원내대표 후보 중 당내 최대계파인 김 후보에 맞설 수 있는 인물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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