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BNK금융그룹, DGB금융그룹, JB금융그룹 각 사 건물. [사진=각 사 제공]

[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2일 DGB금융그룹 실적 발표로 3대 지방금융그룹의 성적표가 모두 공개된 가운데 BNK금융그룹만이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자존심을 구겼다. 여전히 DGB금융과 JB금융그룹과 격차는 큰 편이지만 1위 자존심을 지키지 못하며 지방은행 위기론까지 다시금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금융그룹 업계 1위인 BNK금융이 전년 분기 대비 14.6% 줄어든 177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BNK는 올해 1분기 경영목표인 순이익 1400억원을 초과 달성해 올해 목표인 순이익 6000억원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남은 분기 동안 회복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반면 지방금융그룹 2·3위권인 DGB·JB는 같은 기간 상승세를 보였다. 우선 DGB금융은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103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순이익이 같은 기간 대비 8.1% 감소했지만 지난해 말 인수한 하이투자증권을 포함한 비은행 계열사들의 견조한 이익 때문에 상승 폭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JB금융도 올해 1분기 975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핵심 자회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0.4% 증가세를 보이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급성장세를 보인 JB금융과 하이투자증권 시너지 효과를 본 DGB금융의 상승세에 BNK금융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시장에서 기대한 것보다 하회한 성적을 받은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주주총회에서 선언한 ‘6000억원 순이익 달성’ 여부가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BNK금융의 모멘텀 형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BNK금융의 NIM(순이자마진)은 부산은행이 2.16%, 경남은행이 2.03%로 각각 8bp씩 하락해 기대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중은행발 경쟁강도를 감안하면 NIM방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수익성 개선이 관건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은 연구원은 “2018년 1분기 이후 NIM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시중금리 하락, 회계기준 변경 등의 영향도 존재하지만 본질적으로 중소기업대출 시장의 경쟁 심화가 주 원인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건정성 역시 매년 4분기에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아직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금년 사측이 목표하고 있는 하위 등급에 대한 금리 차등화와 이를 통한 마진 회복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당장 2분기 실적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BNK금융은 최근 조선업 장기 불황으로 ‘산업위기지역’ 2년 연장되는 등 경남지역 경제 부진 영향으로 2분기 실적 개선을 보일지 여부도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무리한 해외 진출로 본진인 경남지역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에 실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BNK금융은 김 회장의 중장기 그룹 경영계획인 ‘성장(GROW) 2023’ 가치 실현을 위해 베트남 및 미얀마에 진출한 바 있다.

실망스러운 1분기 성적표를 거머쥔 BNK금융은 당장의 2분기 실적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글로벌과 안방까지 챙겨야 하는 김 회장의 머리 속이 복잡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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