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기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금리 인하의 전조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다시 나타났다.

그만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진 결과로, 하반기에 통화당국의 정책 향방이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시장에 확산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6일 기준 연 1.72%로 기준금리인 연 1.75%보다 낮아졌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방향을 완화 기조로 선회한 직후인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2일까지도 기준금리를 밑돈 바 있다.

그러나 한은이 금리동결 기조 유지를 강력히 시사하면서 이달 중순 기준금리 위로 가까스로 원상복귀 했는데, 성장률 쇼크로 다시 추락한 것이다. 한은은 25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 역성장했다고 발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9일 열린 경제활대책회의에서 "1분기 GDP증가율 -0.3%에 송구스럽다" 며 "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동결기조를 유지할 개연성이 비교적 높다고 본다"면서도 "2분기까지도 GDP 성장률의 전년대비 신장세가 미진할 경우 한국은행이 하반기 한 차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이미선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12년 이후 기준금리가 인하됐던 과거 5번의 사례를 살펴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 간 역전이 발생한 지 1∼4달 후 실제 기준금리 인하로 연결됐다"고 소개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던 2012년 7∼10월(2회), 2013년 5월, 2014년 8∼10월(2회), 2015년 3∼6월(2회), 2016년 6월 등 5개 시기를 분석해보니 금리 인하 결정보다 빠르게는 4개월 앞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 밑으로 먼저 내려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한은은 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8일 기준금리 동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소위 리세션(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는 과도하다는 게 모든 기관과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진단"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를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총재의 이런 발언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한은이 결국 완화 기조로 입장을 바꿀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시장 참가자들이 많다.

이미선 연구원은 "성장의 주축인 수출과 설비투자의 절대 규모가 감소하고 있어 향후 경기가 반등하더라도 반등 폭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위험이 있다"며 "(한은이) 7월 수정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 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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