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어벤져스:엔드게임’에 대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아직 관람 전이신 분들은 읽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개봉 전부터 예매만 200만을 넘어서며 화제를 모은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이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다.
코믹스 팬과 마블씨네마틱유니버스(MCU)의 오랜 팬들이 예상한대로 이번 영화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양자역학’과 ‘시간여행’이다. 망가진 현재를 되돌리기 위해 이들은 앤트맨(폴 러드)을 중심으로 시간여행을 감행한다. 이 과정에서 MCU의 오랜 팬들은 지난 10년의 영화를 되돌아볼 수 있는 팬서비스의 시간을 얻게 된다.
그런데 ‘엔드게임’에서는 흥미로운 장면이 하나 등장한다. 인피니티 스톤을 되찾기 위해 어벤져스 멤버들은 각각의 스톤이 존재했던 과거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헐크(마크 러팔로)는 타임스톤을 찾기 위해 뉴욕의 생텀으로 향하게 되고 여기서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스승 에이션트 원(틸다 스윈튼)을 만난다.
이들이 향한 2012년은 ‘어벤져스’ 1편의 배경이 되는 시기로 아직 닥터 스트레인지는 의사다. 에이션트 원은 스톤을 가지러 온 헐크를 제압하고 헐크는 타임 스톤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이때 에이션트 원은 헐크를 설득하기 위한 논리를 편다.
만약 헐크가 타임스톤을 가져가면 현재가 뒤바뀌고 그로 인해 새로운 미래가 펼쳐진다. 이 때문에 미래에서 온 어벤져스들이 바라는 현재는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는게 에이션트 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헐크는 “가져간 인피니티 스톤은 반드시 되돌려 놓겠다”고 반박한다. 다만 이들이 하려는 일은 위험하기 때문에 되돌려 놓을 수 있을지 에이션트 원은 쉽게 믿지 못한다.
이때 에이션트 원이 제시한 주장은 바로 평행우주다. 이는 전작 ‘인피니티워’에서도 닥터 스트레인지가 1400만개의 미래 중에서 타노스가 패하는 단 하나의 미래를 본 것과 같다. 이 1400만개의 미래는 각각 평행우주인 셈이다.
평행우주란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의 평행선상에 이 세계와 똑같은 다른 세계가 존재하고 그 곳에서는 현재 세계의 나와 똑같은 존재가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을 말한다. 평행우주는 과거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결과들이 둘, 혹은 그 이상으로 나눠져 존재하게 된다.
영화에서 평행우주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등장했다. 시간여행 영화의 고전인 ‘백투더퓨쳐’ 2편이나 이연걸 주연의 ‘더 원’, 한국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역시 평행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평행우주는 다른 말로 ‘다중우주’라고 불리며 양자역학의 해석 중 하나인 ‘다세계 해석’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세계 해석’은 시작점은 같더라도 선택에 따라 다른 세계가 가지처럼 뻗어나가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헐크가 타임스톤을 가져가서 벌어지는 세계와 가져가지 못해서 벌어지는 세계가 별개로 전개된다는 의미다.
평행우주에 대한 유력한 가설로는 다세계 해석 외에도 거품우주와, 막과 추가차원이 있다. 거품우주는 우주의 다른 여러 부분이 있으나 다른 우주 사이는 거리가 너무 멀거나 서로 블랙홀 안에 있어서 영원히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이 가설에서 더 나아가 우리가 이 우주에 존재하는 이유는 물리적으로 이 우주에 살만한 환경이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막과 추가차원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n차원 초우주의 일부이며 현재의 우주보다 더 고차원의 우주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평행우주에 대한 모든 주장은 가설일 뿐이며 실험적 근거는 없다. 이것을 실험하기 위해서는 우주의 신비를 조금 더 깨우쳐야 하고 시간여행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해석이 나와야 한다. 당연히 그것은 지금 불가능한 상태다.
그러나 ‘다세계 해석’에 따르면 우리는 이미 평행우주의 한 지점에 살고 있다. 오래전 어떤 선택에 의해 지금 현재의 내가 존재한다. 만약 그날 다른 선택을 했다면 현재의 나와 다른 내가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내 부모의 선택에 따라,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보는 세계는 그 많은 선택 중 하나로 만들어졌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