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신규 아파트들은 이른바 ‘로또 아파트’로 불린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에 최근 부동산 시장을 보면 로또 아파트라는 말이 무색하다. 과거 급등한 집값의 거품이 빠지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하락했고, 그 결과 주변시세가 내려갔다.

최근 한국감정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23주 연속 하락세다. 대출규제, 보유세 부담, 추가하락 우려 등으로 수요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포 8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자이개포는 전용 59㎡ 기준 10억6000만원대로 분양했다. 개포 7단지(59㎡ 14억원)과 비교하면 3억원가량 저렴해 로또 아파트로 불리기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개포 7단지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14억 이상에 거래된 것은 지난해 1월과 7월 2건에 그쳤다. 가격 급등 전인 2017년 거래된 12건은 약 8억~12억원대로 거래됐다.

부동산 거품이 빠져 급등 전 가격과 비슷해질 경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금융비용과 세금까지 더해지면 기대 수익은 더 내려갈 것이라는 주장도 많다.

개포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시세가 유지돼도 본전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개포 7단지와는 용적률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있어 시세가 같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 역시 로또 아파트라는 평가를 받았다. 분양가 3.3㎡당 평균 2179만원으로 주변 시세 평균(3.3㎡당 3145만원)의 약 70% 수준에 분양해 시세차익을 크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분양권 전매제한, 양도세 중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세금 부담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기자본금에 들어가는 거금도 문제지만 전매제한 기간 들어가는 금융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호가가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양도세, 이자, 중개수수료 다 빼면 기대한 시세차익의 60% 정도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로또 아파트라고 무작정 들어갔다가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으니 확실하게 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주변시세보다 3억~5억원 저렴해 로또 아파트로 불리는 북위례 힐스테이트의 분양가가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이 원가를 분석한 결과, 토지비와 공사비 차이는 문제가 없지만, 광고와 홍보 등에 지출되는 간접비가 6배 많이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구당 2억원 정도가 부풀려진 것으로 국토부가 검증에 나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축기술 발전 등으로 분양가 상한액을 현재보다 더 낮출 여지가 있다고 보고 조만간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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