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여수공장 전경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LG화학이 염화비닐 측정값 조작을 시인했다. 신학철 대표이사도 뒤늦게 사업장 폐쇄를 결정했지만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환경부는 전남 여수 산업단지 LG화학과 한화케미칼 사업장들이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염화비닐 수치를 조작한 충격적인 실태를 발표했다. 

이번에 적발된 4곳의 사업장은 지난해 2015년부터 대기오염 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도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측정대행업체와 공모해 수치를 조작한 배출사업장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 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을 포함한 235곳이다.

이에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는 환경부 발표 직후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업장을 폐쇄키로 했다. 

신 대표는 "이번 사태는 LG화학의 경영이념과 또 저의 경영철학과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어떤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고 어떤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주민과 관계자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위해성·건강 영향 평가를 지역사회와 함께 투명하게 진행하고 결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LG화학은 정우엔텍연구소와 공모해 지난 2016년 11월 11일 BF-0331시설에서 채취한 시료의 염화비닐의 실측값이 207.97ppm으로 허용기준 120ppm을 초과했음에도 3.97ppm이라고 결과값을 조작했다.

이를 비롯해 지난 2016년 7~11월 기간 총 149건에 대해 측정값을 조작해 측정기록부를 거짓 작성했다. 이뿐만 아니라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20건에 대해 배출허용기준 이내로 측정값을 조작하여 SEMS에 입력했다.

2017년 1월 3일에도 BF-8301시설에서 채취한 시료의 먼지 실측값이 40.1ppm이나 10.1ppm으로 조작하고, 조작된 값을 활용하여 2017년 상반기 기본배출부과금을 면탈받았다.

이번에 신학철 대표이사가 밝힌 오염배출 인지 시점은 지난해 3월 환경부 조사가 시작된 이후 12월 경이다. 하지만 전국민이 미세먼지 공포에 떨고 있는 수년간 경영진들이 1급 발암물질 배출을 은폐해오다 뒤늦게 사과를 한 것에 대한 책임범위를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적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본다"며 "올해 2월부터 실시 중인 감사원의 '대기 분야 측정대행업체 관리실태' 감사 결과와 전국 일제 점검 등을 통해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개선방안을 다음 달까지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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