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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되고 나는 안 되는 이상한 오토바이 단속단속 이유 명확하지만, 단속 기준 모호해
단속하는 법 따로 검사하는 법 따로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1. A씨는 2017년 출퇴근용 스쿠터 한 대를 중고로 구매했다. 약 2년 동안 스쿠터를 몰았지만 별다른 문제나 사고는 없었다. 그러나 며칠 전 A씨는 주차한 오토바이에 붙어있는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 경찰이 붙여 놓은 통고문이었다. 통고문에는 불법으로 전조등을 개조해 단속 됐다고 쓰여 있었다.

#2. B씨는 이륜차 검사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경찰에 단속됐다. 경찰은 B씨에게 경찰서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B씨는 전조등 교체를 하지 않은 채 방문했다. 검사 시 별다른 문제가 없어 착오가 있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B씨는 불법개조로 약 1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3. 같은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은 C씨는 얼마 전 경찰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사건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인계했다는 내용이었다. 담당 검사가 지정될 때까지 1~3일 정도 걸릴 수 있다는 친절한(?) 안내도 받았다. 문자를 같이 본 C씨의 아내는 전조등 단속 때문이라는 C씨의 말을 믿지 않았다. 문자의 내용이 거의 중범죄 수준이어서다.

#4. D씨는 친구와 바이크 투어를 하던 도중 경찰 단속에 걸렸다. 두 오토바이 모두 LED가 장착돼 있었지만, D씨만 단속됐다. D씨는 밝기가 더 약한 자신이 왜 단속 대상에 포함되는지를 경찰에 따져 물었다. 경찰은 D씨 친구의 오토바이는 출고 때부터 달려나온 순정품이라 단속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라이딩 시즌이 시작되면서 오토바이 불법 개조에 대한 경찰 단속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설득력 있는 단속도 있지만 애매한 단속 기준으로 여러 잡음을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전조등 개조가 손꼽힌다.

전조등 단속의 이유는 명확하다. 전조등을 개조한 오토바이가 야간 운행 시 맞은편 차량의 운전을 방해해 교통사고의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운전면허를 취득한 사람이라면 별다른 반박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적용하는 법과 단속 기준이 모호하다. 단속의 대표적인 이유인 안전과는 거리가 먼 결과가 대부분이다. 전조등 개조에 대한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 “너는 되고 나는 왜 안 돼?”…기준 없는 단속, 주차된 오토바이도 예외 아냐
같은 불빛과 광축이라도 순정 여부에 따라 합법과 불법으로 나뉜다. 심지어 불빛이 강하다고 알려진 HID나 레이저 등 제품들도 검증을 거쳐 합법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전조등의 검증 과정은 복잡하다. 광도 기준, 방향, 설치 위치, 개수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그러나 단속에서 고려하는 사항은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조등의 실질적 위협 상태를 알 수 없는 정차된 오토바이도 순정 부품이 없을 경우 단속 대상이 된다. 단속의 이유인 안전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한 바이크 동호회 회원 A씨는 “맞은편 운전자를 위협하는 오토바이를 단속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전구 하나 갈았다고 중범죄자로 모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후에 현장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운전하는 내내 상향등을 켜고 다니는 위험한 습관을 가진 운전자들도 단속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전조등 개조, 몰랐어도 형사입건…음주운전 맞먹는 중범죄 수준
전조등 불법 개조는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전조등 개조 상태를 알든 모르든 적발 시 형사입건 대상이 돼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

먼저, 단속 대상자는 조사관과 함께 조사실에 들어가 1시간가량 조사를 받는다. 진술 거부 여부, 변호사 선임 여부 등 진술한 내용을 확인하고 여러 번 해당 내용에 지장을 찍어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해당 서류는 곧 검찰로 송치된다.

이후 검사의 판단에 따라 기소유예, 벌금형 등 처벌이 이뤄진다. 튜닝과 관련해 적발된 사실이 없는 경우 기소유예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상황에 따라 많은 벌금이 부과되기도 한다. 이쯤되면 전조등으로 인한 사고가 부지기수라 사건에 대해 엄중히 다루는 것으로 해석된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그러나 “전조등으로 인한 사고 항목이 따로 없어 사고의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대부분은 중고로 오토바이를 구매한 사람들이다. 겉보기에 문제가 없어 한참을 타고 다니다 단속이 되어서야 개조 사실을 알아차린다. 여기에 중고로 오토바이를 판매한 전 주인과 판매업자도 포함된다.

◇ 이륜차 검사, 자동차관리법 아닌 대기환경보존법 적용…오락가락 헷갈려
전조등 불법 개조는 자동차관리법을 적용하는 반면 이륜차 검사는 대기환경보존법을 적용한다. 환경과 소음에 관련한 대기환경보존법은 불법 개조한 전조등에 대해서는 따로 부적합 판정을 내리지 않는다. 이륜차 검사에서 통과해도 나중에 단속에는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250cc를 초과하는 대형 오토바이에만 적용하는 이륜자동차 검사 제도는 향후 중소형까지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하지만 대기환경보존법 적용 여부가 달라질지는 미지수다. 검사와 단속이 따로 노는 현재 상태가 계속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튜닝을 하는 이유에는 디자인을 바꾼다는 의미도 있지만 안전성을 높이려는 목적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정확한 기준과 시스템을 갖춰 실질적인 위협에 대한 단속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도로안전공단 관계자는 “검사와 단속을 별개로 볼 수도 있지만, 검사 과정에서 등화에 대한 정보와 기준을 마련해 확실한 검증을 할 수 있다면 단속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진웅 기자  woong@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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