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0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에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에 역량을 강화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요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6일 극자외선(EUV) 기술을 기반으로 ‘5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 이달 안에 7나노 제품을 출하하고 올해 안에 양산을 목표로 6나노 제품 설계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또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특히 디지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나노 공정은 대만 파운드리 전문 기업인 TSMC가 최근 기술 개발과 양산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삼성전자도 이를 추격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셀 설계 최적화를 통해 기존 7나노 공정 대비 로직 면적을 25% 줄일 수 있으며 20% 향상된 전력 효율 또는 10% 향상된 성능을 제공해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7나노 공정에 적용된 설계 자산(IP, Intellectual Property)을 활용할 수 있어 기존 7나노 공정을 사용하는 고객은 5나노 공정의 설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예상치는 대만 TSMC가 48.1%로 1위이며 삼성전자가 19.1%로 2위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생태계 확장을 위해 나선다. 웨이퍼 한 장에 여러 종류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 ‘MPW(Multi Project Wafer) 서비스’를 최신 5나노 공정까지 확대 제공해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최첨단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밖에 파운드리 지원 프로그램인 ‘SAFE TM(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를 통해 IP 외에도 공정 설계 키트(PDK), 설계 방법론(DM), 자동화 설계 툴(EDA) 등 5나노 공정 기반 제품 설계를 돕는 디자인 인프라를 제공한다.

2020년 가동 예정인 화성캠퍼스 EUV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이같은 성과는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높여 메모리 반도체 편중 현상을 완화하는 방안도 신속히 내놓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올해 초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시키겠다”며 “2030년까지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차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올해 초 문 대통령과 가진 기업인 간담회에서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또 올해 초 이 부회장은 경기도 용인 기흥사업장을 방문해 경영진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전장용 반도체·센서·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5G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에 핵심이 되기 때문에 뒤쳐질 수 없는 사안이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반도체 시장을 창조해 나가자”고 경영진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시스템LSI는 5G모뎀을 상용화하고 고화소·멀티플 카메라 채택 확산에 따른 이미지센서 라인업도 확대해 시장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EUV를 적용한 7나노 공정의 양산과 고객 수 40% 이상 추가 확보를 통해 안정적 사업 기반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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