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경에 위치한 LG화학 소형 배터리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중국 배터리 장벽에 막힌 LG화학이 뒤늦게 신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베트남 완성차업체 빈패스트와 함께 배터리팩 제조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지만 중국에만 기대한 나머지 신시장 진출에 다소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팩 공장은 부품을 모아 차량에 부착되기 전 완성품 상태로 만드는 조립 공장을 말한다. 빈패스트는 지난 2017년 출범한 베트남의 첫 완성차업체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시작으로 향후 전기차를 양산할 계획이다. 

이번 합작법인은 전기 스쿠터에 탑재되는 배터리팩을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배터리 제작 경험이 없는 완성차업체는 화학 전문회사와 전기모터를 따로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추세다. 

일본을 대표하는 파나소닉은 미국 테슬라와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이 35GWh에 달하는 기가 팩토리(Gigafactory)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토요타와도 합작회사를 설립해 세계 1위를 넘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지난해 10월 폭스바겐과 수주계약을 체결했고 2022년부터 공급할 예정으로, 브랜드 차종에 대한 독점적 계약을 따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LG화학은 선발주자이면서도 중국 시장에만 목메다 경쟁업체들에 비해 신시장 공략이 다소 뒤쳐지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차별적 정책을 펼쳐왔다. 

LG화학 중국 법인은 지난 2009~2015년 미국 GM에 리튬이온배터리를 독점 공급하는 계약과 함께 화려한 출발을 했지만 보조금 규제에 막힌 현지 시장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최근에는 글로벌 IT업체 IBM를 비롯해 포드자동차 등과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배터리 원료인 코발트 등 광물자원을 추적·인증하는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으나 글로벌 브랜드와의 본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계약 기간이 끝나면 더는 납품이 어려운 주문자상표부착제작(OEM) 방식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증설-후수주 방식을 고집하다보니 하루가 멀다하고 판이 바뀌는 전기차 시장에서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수 브랜드와의 독점 공급 계약을 따내지 않는한 상황 돌파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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