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최근 호박즙 곰팡이 사태를 겪은 인플루언서 ‘임블리’가 결국 28차 공구(공동구매) 전체 환불을 결정했다. 아울러 임블리가 발표한 매출액 총 26억6917만원에 눈이 갔다. 단순 나누면 회차당 평균 매출이 9500여만원에 이른다.

임블리는 인플루언서 가운데도 영향력이 특히 큰 편으로 이 정도 바잉 파워를 갖는다. 공구 한 번에 1억원씩 매출이 발생한다면 중소기업뿐 아니라 유명 브랜드도 혹할 만하다.

8일 패션뷰티업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 10만명 이상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가 한 번 공구에 나서면 5~8000만원 매출이 발생한다. 보통 정상가 대비 30% 할인판매를 하고, 다시 이 매출액 절반이 인플루언서 몫이다.

물론 매출액만 가져가는 게 아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2~3회, 유투브 1회 올려주는 조건으로 별도 받는 비용이 약 3000만원 전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중소 업체에게 꽤 부담이 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홈쇼핑이나 헬스앤뷰티스토어 등과 비교해보면 금세 인플루언서 공구가 제조업체 입장에서 더 나은 비즈니스라는 것을 알게 된다.

가장 큰 경쟁력은 매출이다. 홈쇼핑도 방송 한번 나가는데 3~5000만원으로 비용이 비슷한데, 무명 중소기업 제품이 단번에 5000만원 이상 팔리기 어렵다. 또 어렵게 유명 H&B스토어에 입점했어도 고객이 사주질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이렇다보니 중소기업은 매출효과가 확실한 인플루언서 공구쪽에 기울지 않을 수 없다.

본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마케팅은 입소문 마케팅으로도 불린다. 중소업체들은 SNS 마케팅 효과까지 1석2조를 기대하며 인플루언서 공구를 택한다. 무명제품이지만 효과가 좋다는 사용후기가 나오고, 지인에게 추천하고, 재구매로 이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아쉽게도 대부분 제품은 공구 때만 반짝할 뿐 재구매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업체들 하소연이다. 그 가운데 소수가 2차, 3차 재판매로 이어지며 진짜 대박 상품으로 거듭난다. 진정성 있는 제품력의 승리라 하겠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공구 인플루언서 가운데 뷰티 전문가로 가성비 제품을 추천받아 이용하다보면 비싼 돈 주고 브랜드 제품 쓰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다”며 “안타까운 현실은 유명 인플루언서 가운데 검증하지 않은 ‘보여주기’식 포스팅도 많고, 정작 자신이나 아이가 쓰지 못할 제품을 올리는 이들도 다수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영향력을 미칠 대상이 없다면 인플루언서가 성립되지 않는다. 임블리 호박즙과 같이 대중 신뢰를 배신하는 일은 치명적이라 하겠다. 패션·뷰티 인플루언서 가운데도 소비자원에 피해사례가 접수되는 건이 최근 늘어나는 추세로 아직 변변한 소비자 보호장치가 없는 상태다. 아무쪼록 인플루언서 공구가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고 올바른 마켓 생태계를 만들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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