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의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게됐다. <사진출처=황이진영 기자>

[이뉴스투데이 황이진영 기자]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이 결국 대한항공의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 그룹 내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서울 개최 등 주요 과제가 산재해 있는 가운데 향후 경영을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빌딩 5층 강당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등 4개 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이날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는 총 5789명, 주식수는 7004만946주로 의결권 있는 주식의 73.8%를 차지한다. 출석한 의결권 주식수 가운데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건은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됐다. 조 회장이 연임하기 위해서는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즉 66%가 넘는 동의가 필요했었다. 이로써 조 회장은 20년 만에 대한항공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조 회장과 한진칼 등의 우호 지분을 모두 합치면 33% 수준이다. 2대 주주로 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전일 조 회장의 연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조 회장의 연임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대한항공 주총, 항의하는 주주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날 주총 현장에서는 주주들간의 고성이 오갔다.

소액주주의 대리인으로 참석한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땅콩회항 사건부터 지금까지 조양호 회장 일가의 황제경영으로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은 어려움을 겪으며 경영실적은 악화돼 왔다”며 “이러한 문제점들을 지적했었지만 2년의 시간이 지났고 조양호 회장은 지난 10월에는더 심한 배임횡령 등의 문제가 불거지며 수사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채 의원은 “부실계열사인 한진해운에 거액의 지원을 통해 회사에 8000억원의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과연 회사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지금 회사 재무제표에는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 등에 대해 확인해달라”고 덧붙이자 조 회장의 지지자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주주 김모씨 역시 “회사가 기내 면세품 등 납품과정에서 회사에 190억원이 넘는 손해를 입히고도 이사회는 제대로 감사를 했는지 의문이다”며 “이사회에서는 조양호 회장이 270억원 가까운 배임횡령을 했는지에 대한 감사도 왜 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는 “대한항공 이사회가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으며 방관했기 때문에 주주에게 큰 손해와 영향이 발생한 것이 아닌지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조 회장 지지자 측은 “여기가 국회도 아닌데 왜 대표 이사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냐”며 소리쳤다.

한편 조 회장의 경영권이 박탈당하면서 대한항공은 조원태 대표이사 사장과 우기홍 대표이사 부사장 2인 체제가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제 막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바로 설명하긴 어렵다. 향후 계획을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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