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오락실에서의 인기를 모바일에서 이어가려 했던 ‘디제이맥스 테크니카Q’는 29일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뉴스투데이 정환용 기자] 오는 29일 모바일 리듬 게임 ‘디제이맥스 테크니카Q’ 서비스가 종료된다. 언제나 그랬듯 비주류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은 실망감 하나를 더하게 됐다.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장르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바뀌어 왔다. 1991년 출시된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 2’로 대전액션 장르의 신기원이 열렸고, 1997년에는 코나미가 건반을 이용한 리듬게임 ‘비트마니아’를 출시하며 리듬게임 장르를 보편화시켰다. 하지만 두 장르 모두 지금은 완만한 내리막길을 마지못해 걷고 있다.

여기서 비주류 장르는 비주류 게임과는 의미가 약간 다르다. 지역, 연령, 성별 등 다양한 기준에서 인기가 높지 않은 것은 비주류 게임이지만, 비주류 장르는 기준을 떠나 시장 내 비중 자체가 크지 않다.

한국을 기준으로 대표적인 비주류 게임은 밸브가 2013년 출시한 ‘도타 2(DOTA 2)’다. 도타 2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지만 국내에선 즐기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같은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장르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LoL)’은 국내에서 수 년간 부동의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철권’ 시리즈로 대표되는 대전액션은 대표적인 ‘고인물’ 게임 중 하나다.

대전액션과 리듬액션은 대표적인 비주류 장르다. 대전액션은 한때 오락실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이었지만 지금은 아케이드 자체가 사장됐다. 리듬액션은 작품에 따라 마니아층 인기를 꾸준히 얻긴 했으나 주류 반열에 올랐던 적이 없다. 장르의 다양성과 함께 이를 즐기는 소수 유저 입장에서는 아쉬운 일이지만, 개발사 입장에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게임에 투자하는 것은 ‘배려’를 더해도 한계가 명확하다.

네오위즈가 테크니카Q 서비스를 종료한 것도 비슷한 이치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테크니카Q는 올해 서비스 7년차다. 꾸준히 업데이트를 진행해 왔지만 인기순위나 매출 면에서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며 “리듬게임 담당부서인 로키스튜디오가 다른 리듬게임도 맡고 있어 개발 인력이 넉넉지 않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등 다른 게임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비주류 장르의 공통적인 특징이자 단점은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새로운 유저 유입이 적다는 점이다. 리듬게임은 기본적으로 박자감각이 있다 해도 노트를 정확히 처리하는 게임 방식이 쉽지 않다. 난이도가 조금만 올라가면 한곡에 많게는 1000개 이상의 노트를 처리해야 한다. 고난이도 곡을 플레이하면 10초도 버티지 못하고 ‘GAME OVER’ 화면을 수십 차례 반복해 보다 보면 인내심이 바닥을 보이고 만다.

스타크래프트, 롤 등 RTS나 MOBA 장르는 비슷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끼리 경쟁하며 나름의 재미를 추구할 수 있다. 가장 대중적인 MMORPG는 속도가 느리긴 해도 천천히 캐릭터 레벨과 아이템 레벨이 높아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리듬 게임은 기본적으로 높은 난이도 자체가 진입장벽이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선 게임 내에서의 다양한 변주가 필요하다.

이는 게임 완성도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해당 장르가 가진 특성이다. 다양한 게임 장르마다 유저가 지향해야 하는 목표가 조금씩 다른데, 비주류 장르는 공통적으로 ‘클리어’ 개념이 흐리다. 리듬게임은 100%를 목표로 더 높은 점수를 얻어야 한다. 목표의식은 다른 장르보다 강하지만 유저가 원하는 위치까지 도달하기가 가장 어려운 장르기도 하다.

이 상황에서 개발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전체 난이도를 하향하면 기존 마니아 층이 반발한다. 높은 난이도를 유지하면 소위 ‘고인물’ 게임이 돼 신규 유저 유입이 없어진다. 초보와 고수 모두를 배려하는 난이도를 배치해도 초보에서 고수가 되는 길은 굉장히 험난하다.

테크니카 시리즈는 이 딜레마를 타파하기 위해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게임 플레이 방식을 적용했다. 실제로 아케이드용 테크니카 시리즈는 3까지 발매되며 상당히 흥행했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유저가 유입되는 숫자는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비주류 장르 게임이 좀 더 흥행하기 위해서는 장르 내에서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리듬게임 장르의 강자 코나미는 과거 ‘기타프릭스’, ‘퍼커션프릭스’, ‘키보드마니아’ 등 다른 악기게임으로 하나의 곡을 연주할 수 있는 ‘멀티 세션’을 시도했다. 반응은 좋지 않았지만 이후에도 리듬액션 내에 다양한 방향으로 신작을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가 보편화된 현재 시점에서는 온라인 대전을 강화하거나 여러 세션의 소리를 구분한 합주 등 다양한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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