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영화 ‘돈’, ‘악질경찰’, ‘우상’. <사진=각 영화>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영화 ‘돈’이 개봉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동시에 개봉한 영화 ‘우상’과 ‘악질경찰’ 또한 4위권 내에 머무르며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20일 한국 영화 ‘돈’, ‘우상’, ‘악질경찰’이 나란히 개봉했다. 개봉날 박스오피스는 1위 ‘돈’, 3위 ‘악질경찰’, 4위 ‘우상’ 순이었다. 오랜만에 한국 영화가 나란히 5위권 이내 상위에 랭크된 데다 2주간 정상을 지키던 영화 ‘캡틴 마블’을 2위로 누르고 보여준 순위라 더 눈에 띈다.

21에 이어 23일 박스오피스도 판박이 순위를 이어갔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돈’은 22일 하루 21만4520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같은 날 2위 ‘캡틴 마블’은 6만5368명, 3위 ‘악질경찰’과 4위 ‘우상’은 각각 2만7478명과 1만9826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예매율 순위에서는 3, 4위가 뒤집혔다. 23일 오후 2시 기준 1위 ‘돈’이 43.3%, 2위 ‘캡틴 마블’이 23.4%, 3위 ‘우상’과 4위 ‘악질경찰’이 각각 6.0%와 4.9% 점유율을 보였다.

영화 ‘돈’은 부자가 되고 싶은 맹목적인 꿈을 가진 청년에게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사진=영화 ‘돈’>

3편의 영화는 박스오피스를 차지한 동시에, 관객 입소문 기준이 되는 네이버 영화평도 3편 모두 7점 이상(‘돈’: 8.50점, ‘우상’: 7.80점, ‘악질경찰’: 7.07점)으로 나쁘지 않다.

앞으로 흥행은 3편의 영화가 개봉 후 처음으로 맞는 이번 주말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관객이 주말에 몰리기 때문이다.

예매율로 보나 관객평으로 보나 현재까지는 3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는 ‘돈’이 가장 유력하다.

‘돈’은 오직 부자를 꿈꾸며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 주식 브로커 조일현(류준열)이 주인공이다. 만년 실적 꼴지인 그는 해고 직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위험한 작전에 참여하게 된다.

영화 ‘악질경찰’은 비리경찰과 고등학생이 휘말린 미스터리를 그린다. <사진=영화 ‘악질경찰’>

영화는 ‘부당거래’, ‘베를린’ 등에서 조연출을 거친 박누리 감독의 입봉작이기도 하다. 종횡무진 흘러가는 와중에도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로 주목받고 있다. 또 ‘택시운전사’, ‘독전’, ‘뺑반’ 등에서 조연으로 실력을 단단히 쌓은 류준열이 드디어 주연 티를 제대로 낸 작품이기도 하다.

‘악질경찰’은 뒷돈을 챙기고 범죄를 사주하는 비리 경찰 조필호(이선균)가 압수창고를 털 계획을 세우면서 시작된다. 계획 당일 압수창고에 의문의 폭발사고가 발생하고 필호는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검찰에 주시당한 필호가 폭발사건 증거를 가진 고등학생 미나(전소니)와 엮이며 사건은 사회의 보다 어두운 곳을 건드린다. 드라마 ‘아저씨’를 연출했던 이정범 감독 작품으로 필호와 미나가 세월호 이야기를 공유하고 변하는 모습을 보여줘 사회적 관심을 돋운다.

오랜만에 한석규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영화가 ‘우상’이다. 청렴한 도덕성으로 차기 도지사로 주목받는 도의원 구명회(한석규)는 어느 날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다. 이 사고로 지체장애 아들 부남을 잃은 유중식(설경구)은 절망하다, 당일 아들과 함께 있다 실종된 며느리 최련화(천우희)와 사건의 진실을 찾으러 나선다.

영화 ‘우상’에서는 오랜만에 한석규를 만날 수 있다. 교통사고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사진=영화 ‘우상’>

배우의 연기, 연출 등에는 합격점을 주는 평이 많으나 스토리가 난해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영화 ‘사바하’가 같은 이유로 관객 동원에 어려움을 겪은 터라 업계 관계자들은 흥행에는 의문을 표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기대했던 100억대 이상 국내 대작들이 조용히 들어가고, 올해 1월 영화 ‘극한직업’이 선전하며 낮아진 한국 영화 자존심을 겨우 일으켜 세웠다. 오랜만에 우리 영화 3편이 순위권에 오르며 승승장구 하는 것은 기쁜 일이다.

이는 6일 ‘캡틴 마블’ 개봉 이후 이미 누적관객수 480만을 넘어서며 흥행이 한풀 꺾인 점도 한국 영화 순위 경쟁 구도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캡틴 마블’을 피해 개봉한 이들의 전략이 유효했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부진했던 한국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올라 고무적”이라며 “이번 주말 흥행 순위로 롱런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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