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삼성전자가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가운데 전년 대비 5배 늘어난 주주 숫자만큼 시끄러운 분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주총 당시 모습.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의 정기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예년과 다른 주총 분위기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이날 안건은 △제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다. 

이번 주총은 지난해 액면분할 이후 처음 열리는 주총인 만큼 주주 숫자가 전년 대비 5배 늘어난 78만8000명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5배 늘어난 주주들의 참여를 고려해 그동안 주총을 진행하던 서초사옥 다목적홀이 아닌 다른 장소를 검토했으나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행사장 좌석을 800석으로 늘리고 외부 중계시설을 마련하기로 했다.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진데 대한 주주들의 질문과 항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액면분할 후 삼성전자 주가는 한때 3만원대까지 떨어졌으며 19일 현재 4만3000원대에 머물러있다. 이는 액면분할 직전 대비 16%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사외이사 독립성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만들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에 선임된 사외이사 중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규리 라파엘인터내셔널 이사장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박 전 장관은 2015년과 2016년 삼성그룹 관계법인인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안 이사장은 사회공헌활동을 인정받아 2017년 삼성그룹 호암재단에서 호암상을 받았다. 호암상은 상금 3억원과 50돈 순금메달을 부상으로 지급한다.

이 때문에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해외 연기금 6곳 중 4곳(브리티시컬럼비아주투자공사, 캐나다연기금투자위원회,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 플로리다연금)이 반대의사를 냈다. 특히 박 전 장관은 감사위원에도 선임된 만큼 반대 의견이 더욱 거세다. 찬성 의견을 낸 해외 연기금은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과 온타리오교직원연금이며 국민연금도 찬성 의견을 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역시 사외이사 후보 독립성에 대해 아쉽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한 사람씩 놓고 독립적으로 보면 충분히 훌륭한 후보일 수 있으나 어떻게 그 사람을 찾아서 누가 추천했느냐에 따라 보면 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박 전 장관과 안 이사장 외에 사외이사에 신규 선임된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은 외환은행에서 은행장까지 재직하다 2015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밖에 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이 이번 주총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상정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2016년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와병 후 그룹 경영에 나서기 위해 등기이사에 선임됐고 올해 임기가 끝난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대법원 재판을 감안해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먼저 해결해야 할 상황이 걸려있어 변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 점을 이해하지만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메모리 반도체 성장 둔화와 스마트폰 실적도 정체된데 대한 자구책을 요구하는 주주 질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크게 늘었으나 4분기 실적이 급감하면서 주주 불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총 회의장 내부뿐 아니라 바깥에서도 시끄러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과 노동전선, 국민주권연대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은 주총 당일 반도체공장 백혈병과 계열사 노조 와해 의혹, 삼성전자서비스 임단협 등 이슈를 두고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이슈가 남은 가운데 올해 주총은 김기남 DS부문 대표이사(부회장)의 데뷔전이 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사장), 김현석 CE부문 대표이사(사장)와 함께 지난해 주총을 통해 대표이사에 선임된 후 첫 주총이다. 

주주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인 만큼 돌발질문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비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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